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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052-걷기 명상

by 나무에게 2013. 12. 23.

걷기 명상 / 온형근


단순한 몸의 움직임은 명상의 단계에 이르지요. 머리가 지극히 복잡할 때는 머리로서 머리를 풀어내지 못합디다. 머리를 잠시 그 상태로 두고 몸을 괴롭혀야 하지요. 빨래를 하면 시원해지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빨래를 개키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온방을 돌아치며 청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운동화를 빨며 제대로 몸을 괴롭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왜 이리 일상적인 것에 소용되고 있는가 하고 묻겠지요. 그러나 사람은 일상적인 곳에서 마음이 편해지지요. 걷기 명상이 있습지요. 그냥 걷는 것이지요. 걷다 보면 처음에 머리에 꽉 차던 생각조차 어느 순간 없어지고 맙디다. 무념무상이 되는 범인의 방법 중에 가장 쉬운 것이 걷기입디다. 걷는 데 무슨 법도가 있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하지만 걷기 명상에도 법도를 세울 필요는 있습지요. 오른발로 시작하여 세 번 흡하고 세 번 호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순해지면 6번, 9번까지 늘릴 수 있지요. 더 순해지면 흡, 지, 호, 지, 흡......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어때요 해볼만 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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