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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기장016-氣場

by 나무에게 2013. 12. 23.

기장016-氣場 / 온형근




기장氣場은 인체의 장이다. 어제 국선도와 금선학회를 비교하던 2기 회장님은 운율을 맞추기 위해 금선도라 했을까. 나는 처음부터 금선학회라고 들었기에 부르기 불편해도 금선학회라고 칭한다. 홈페이지 역시 'http://www.kumsunacademy.org' 라고 되어 있다. 더 정확히는 세계금선학회이다. 금선학회에서 중국이나 또는 백두산 등 높은 산행을 많이 한다. 선仙이란 말은 사람과 산이 모인 것이다. 산에서의 수련이 보통의 수련보다 3배 이상 효과적이다. 때문에 산행수련은 무슨 일이 있어도 빠지지 않는 게 좋다 한다.

오늘 관악산 수련은 태풍 때문에 무산된다. 나는 아직 산행 수련에 인연이 없다. 하지만 오늘 오대산을 간다. 도반들과 함께 가는 것은 아니지만, 혼자 기웃대며 남모르게 수련을 해 볼 참이다. 오늘 함께 가는 마라푼다 사람들도 어쩌면 도반이다. 체계적으로 수련을 하거나 호흡을 맞춰 본 일은 없다. 각각의 세계에서 나름대로 도를 추구한 사람들이다. 때문에 모이면 엄청난 기운이 생성된다. 세상살이 지쳤을 때, 이 모임에 다녀오면 길면 한 달여를 생기 있게 지낸다. 분명 뭔가 빠지게 하는 허용적이면서도 질서 있는 기운이 있다.

금선학회에서 산행을 하거나 명산을 찾아 수련을 떠날 때, 도반은 아니지만 가족들이 동반한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백두산, 설악산 등 산행을 충분히 이룬다. 이를 기장의 형성이라 한다. 함께 가는 버스나 숙소 등에서 회장님이 기를 넣어 주시고, 도반들 나름대로 기장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수련을 하지 않았지만 그 기장에 의해 거뜬히 산행을 할 수 있다. 하나의 장이 만들어진다. 의념이 모인다. 어떤 조직도 의념이 살아 있으면 생동의 기가 넘친다. 조직의 의념이 모인다는 것은 곧 기장이 형성되는 것과 같다.

낱개로 있을 때는 여리다. 여려서 바람에 쉽게 흔들린다. 흔들리는 것은 바람이다. 그러나 낱개인 여림의 본성은 그대로다. 이러한 여림의 본성이 모이면 기장을 형성한다. 혼자서 고통 받는 일에 한 사람이라도 여린 뜻을 모아 주면 행복하다. 차 한 잔, 막걸리 한 잔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현대인은 그러한 시간을 만들지 않는다. '차 한 잔 마실 시간도 없다.'의 그 여유를 말한다. 사람을 맞이하고 물을 끓인다. 다구를 씻고 차 마실 준비를 한다. 그러면 차를 마신다는 마음가짐에 의해 의념이 굳어지고 기장이 생긴다. 당장 뛰어 가서 해야 할 일이 있지만, 차를 마시려는 기장에 자신을 맡긴다. 그래서 편안하다.

생활에서 편안함을 추구하나 편안함에 이르는 수고로움을 수용하지 않는다. 고도의 수고로움에 평안이 깃들어 있다. 차를 마시며 혹은 막걸리를 들이키며 여린 본성을 나눈다. 차나 막걸리는 강한 듯 가려져 있는 여린 본성을 헤아려준다. 숨겨져 있는 것을 끄집어 내는 힘이 있다. 본래 여린 것은 끄집어 내는 순간 강해진다. 자본주의에서는 술을 정치적 술수, 혹은 사업적 수완으로 이용한다. 이 역시 본성에 스며 있는 여린 기운을 취하고자 함이다. 여린 기운은 처음에 숫 것처럼 수줍지만 한 번 고개를 들면 노도처럼 거세지기도 한다.

서로 돕는다는 것은 기장이다. 기장이란 같은 마음이 뿜어 내는 지혜다. 미세한 우주의 파장이다. 에너지 흐름의 감지다. 가느다란 우주의 호흡 같은 낱개인 여림의 본성이 모여 이루는 것이 기장이다. 내 스스로 기장에 대하여 의미를 더한다. 때문에 기장의 형성에 거슬리는 것의 의미와 본성도 안다. 통로가 막힐 수 있다. 배려의 겸허가 수시로 요구된다. 내 스스로 기장에 역행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깨어 있는다. 열어 두어야 할 통로를 살핀다. 내시內視 할만한 능력은 못되지만 하루에도 수없이 반성한다. 늘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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