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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통로015-通路

by 나무에게 2013. 12. 23.

통로015-通路 / 온형근



백일축기 첫날이다. 도장 안에 좋은 기운이 서려 있다. 감당하기에 빡신 기운이다. 소개를 하고 환영의 인사를 나눈다. 국선도에서 오신 분들이 많아 환영의 인사는 금선학회와 국선도의 차이에 대한 2기 회장님의 명쾌함이 돋보인다. 국선도를 하시다 금선학회로 오셨기에 비교 가능하다. "외국에서 공부하였기에 매우 합리적 사고를 한다. 비행기에서 소주천이 더 잘 열린다." 등 개인적 견해를 충분히 가미하여 인사의 말을 대신한다. 연륜이 쌓이신 분들인데 부부 동반으로 백일축기에 든다.

백회, 용천, 노궁 등이 천기와 지기와 인기를 받아 들이는 통로다. 이러한 통로가 잘 운행될 수 있도록 '선물'이라는 말로 수련의 가능성을 자신한다. 통로는 삶의 활력이다. 통로가 막히면 돌아가야 한다. 돌아갈 수도 없을 때 기막힌다. 기막히면 쓰러진다. 시원하게 뚫린 통로를 찾아 내는 기본적 수련이 백일축기다. 5기생들이 맨 앞줄에 앉아 수련을 배운다. 늘 그렇지만 자세하거나 친절할 시간이 없다. 오래 수련한 분들로부터 학습한다. 아무래도 국선도를 하다 오신 분들은 학습의 출발이 좋다.

오늘 배웠던 것을 돌아와 <금선기공>에서 찾아본다. 뒷부분에 금선오행 기공에서 발견한다. 책에는 16단계로 구분되어 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오장의 운행이다. 매우 자세하게 진술되어 있다. 하전-방광-간-심장-위-폐-신장-방광-하전-명상으로 순이다. 수련 한 것을 책을 통하여 정리하니 맑아진다. 몸을 사용하는 것은 책을 읽어 통하는 것보다 그윽한 맛이 있다. 막히지 않고 통한다. 통로는 열려 있어야 한다. 막혀 있는 것을 뚫고자 애쓸 게 아니라, 열려 있도록 해야 한다. 결국 수련은 열리는 비법을 배우는 것이다.

명상 호흡 수련법 역시 마찬가지다. 수심 정좌하여 천문인 백회를 통하여 천기를 받아들인다. 이를 인당, 코 끝, 앞가슴, 하전으로 모아 감는다. 지문인 용천을 열어 지기를 끌어 올려 용천, 소퇴, 대퇴, 하전으로 모은다. 인문인 노궁을 열어 기운을 받아 양팔, 어깨, 천돌, 앞가슴, 하전으로 모은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온 몸의 8만4천 모공을 열어 자연의 정기를 교환할 수 있도록 준비 한다. 그런 연후에 신광을 멀리 보내고 변화된 신광을 다시 당겨온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반복될 호흡법이다.

하계와 중계와 상계가 있다면 나는 아직 하계에서 신음한다. 희생하고 봉사하고 힘든 것을 극복하며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이쯤에서 스스로 머문다. 통로가 될 수 있는 것들 모두를 찾아낸다. 열어 두어야 할 통로, 닫혀 있어 찾아 낼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통로까지 인지한다. 닫혀 있는 게 많다. 성급하지 않으려 한다. 닫힌 채로 잘 간수한다. 닫힌 게 많다면 내 수련도 의념을 지닐 것이다. 의념의 진화를 꿈꾼다. 회장님의 너머 있거나 사이로 지나거나 돌아가 있는 시선까지 거둔다. 나를 지녔다는 것을 확증하는 시선이다. 나를 거둬들이기에 바삐 갈 통로가 없나 보다. 통로가 있음을 알기에 내 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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