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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상교033-相交

by 나무에게 2013. 12. 23.

상교033-相交 / 온형근


지난 주 수련이 가물거린다. 일단 번호를 하나 건너뛰기로 한다. 대체 인체 우주가 무너져 내리면 건져 낼 수 있는 근거조차 미미하다. 오리털 파카를 입은 것은 며칠 후 있을 밭에서의 일들을 준비하기 위함이다. 오랜만에 삽을 들고 밭일을 셔츠 소매로부터 어깨까지 다 젖는다. 매우 춥고 서늘하다. 겹쳐 입는 옷차림을 강구하기로 한다. 그렇게 수련을 향한다. 도장에 사람이 없다. 오늘 쉬는 날인가 했다. 그만큼 등한해 하는 수련생이다. 수련 지진아에다 정열적이지 못하다. 옷을 갈아 입고 기방석에 앉아 목을 풀고 수심정좌한다.

조금 있다 인기척에 돌아보니 원장님이 와 계신다. 오늘은 보름이다. 그랬다. 정호 생일이다. 부페에 저녁 식사를 가자는 것을 만류했다. 꼭 수련을 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오늘 빠지면 앞으로 계속 빠질 것 같았다. 옥상에서 도월화귀기법(盜月華歸己法)을 하자고 한다. 옷차림을 걱정한다. 잘 되었다. 마침 든든히 입고 왔기 때문이다. 다시 도복과 일상복을 갈아 입는다. 그리고 옥상으로 따라 나설 때쯤 5기 소주천이 열리신 백교수님과 10여 명이 모인다. 달은 중천에 훤하다. 원장님의 인도로 월화귀기법을 시작한다.

달은 그 자체가 빛을 낼 수 없다. 곤괘(坤卦)다. 달은 태양빛으로 반사할 수 있을 뿐이니 후천괘에서는 감괘(坎卦☵)가 되므로 이는 음중양이다. 인체로 말하자면 인체우주 중에 간(肝)은 양위(陽位)에 속하며 간은 눈으로 열린다. 두 눈을 크게 뜨면 양이고 닫으면 음이 된다. 눈을 뜨고 달을 직사한 후 다시 눈을 감고 월량을 직사하면 두 눈에서 발출하는 사선(射線)은 양중의 음에 속하며 이(離☲)괘에 해당된다. 인체의 양중의 음과 달의 음중의 양이 만난다. 사람과 달이 서로 직사(直射)할 때 음양이 상합하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자연히 감리(坎離)가 상교(相交)한다. 달에 있는 음중의 양을 취해 내 몸에 넣어 체내의 양위에 상합하는 수련이 도월화귀기법(盜月華歸己法)이다. 음력 14, 15, 16의 3일 중 저녁 10시에서 새벽 1시까지의 자시수련에 공을 이룬다. 수련할 지점은 고산이나 숲속, 초지, 광장 등이다. 산하, 강호, 해변등도 좋다. 해변의 수련법이나 바위 위에서의 수련법은 다르다고 한다. 옥상 역시 조용한 경우에는 괜찮다. 다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면 생활인에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옥상에 측백나무 한 그루만 있어도 평형공도 수시로 할 수 있겠다고 떠올린다.

월화귀기법의 제1식을 예비식이라 한다. 장심을 달에게 향하고 자연스럽게 서서 몸과 마음과 호흡을 가다듬는다. 눈으로 달을 보면 일종의 하나의 노선이 생긴다. 둥글고 원만한 달은 하늘에도 있고 몸안에도 있고 내 몸의 우주장에도 있다. 제2식은 무화채련토기법(武火采煉吐气法)이다. 호기와 흡기의 연속이다. 원장님은 60회를 호와 흡을 합쳐서 수련시킨다. 매우 긴 시간이라 느낀다. 달이 내 안에 있게 되면 인체우주와 천체우주 사이에서 탄토(呑吐)하고 제일보공을 하면서 먼저 내쉬고 들이쉰다고 하는데, 오늘 수련은 보폭 없이 약간 다리에 힘을 빼고 숙이는 듯 하게 시행한다. 호기 : 인체우주에서 내력(內力)을 사용하여 심중에 있는 달을 신선이 달에 오르듯 달 위로 돌려보낸다. 몸속의 유형무질한 달이 선천의 달(明月)과 합하게 한다. 흡기 : 천체우주에서 내력을 사용하여 밝은 달을 삼킨다. 눈초리부터 체내로 흡입하되 마치 호랑이가 먹이에 달려들 듯이 양쪽 폐로 넣는다.

달을 체내로 넣어 기로 전화할 때는 삼승으로 나눈다. * 일승(一乘)은 기를 양쪽 金室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때의 기는 쌀 미자 기이다. * 이승(二乘)은 기로서 양쪽 金室을 흥건히 적시는 것이다. 이때의 기는 없을 무자 기이다.* 삼승(三乘)은 기를 양쪽 金室에 가득 채우는 것이다. 이때의 기는 불 화자 기이다. 공을 이룬 후에는 월만금실(月滿金室)이라 칭하며 체내에 한 개의 큰 월륜이 있게 된다. 호흡은 반드시 세밀하고 균등하고 길게 면면히 끊어지지 않게 한다. 흡기 때 혀를 상악에 대고 호기 때 혀를 하악에 댄다. 념과 의와 력을 사용한다. * 념(念) :뜻을 움직이지 말고 생각을 굳건히 한다. * 의(意) :생각을 가지고 행하고 자연스럽게 발하기를 기다린다. * 역(力) :자연스럽게 지키기만 한다. 달(明月)을 삼키고 토해내고 하면서 무화(武火)로 채련(采煉)한다.

달의 정기를 납하여 양 金室로 돌아가게 한 후 당장 운화해야 하는데 달의 기중에는 水 木 火 土氣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운화과정을 거친 다음 묵운오행하면 각기 제자리로 돌아간다. 이것이 제3식인 문무겸용 묵운오행(黙運五行)이다. 달을 60차 탄토한 후 최후로 남은 1차 흡기에 달의 기를 金室로 흡입하여 기가 충만해진 후에 양손을 움직여 장심으로 서로 맞대고 허벅지 양쪽으로 두며 자연호흡을 한후 묵운오행을 6회 한다. 오행을 운화하여 가고 오고 할때 앞쪽에서 하나의 작은 사람을 만나 나타나게 할 수 있는데 이를 호위(護衛)라 했는데 자신과는 반대방향으로 앉아 있다. 공부가 된 사람은 그의 움직임을 지배할 수 있다.

제4식이 무대문화귀위보원(武帶文火歸位保元)이다. 묵운오행의 기로서 금실(金室)로 다시 돌아간 후 무대문화(武帶文火)를 사용하여 보원(保元)한다. 자세는 예비식과 동일하다. 눈감고 자신우주를 내시하며 양손은 대퇴 양쪽에 방치하고 장심을 마주보게 하여 호흡을 배합하여 내력을 사용하여 내기를 조정한다. * 호기 : 양쪽 金室의 백색기(白色炁)를 밀어 전신모공에 두루 덮어 아울러 자신우주를 충만시키며 절대로 자신우주를 모나게 튀어나오지 않게 한다. * 흡기 : 몸을 거두고 우주를 거두어 백색기의 힘이 양 金室을 충분히 적신다. 호흡은 세밀하고 균등하고 길게하는데 모두 6회하다.

金室로 하여금 보원(保元)하는 목적은 선천우주 중에서 가져온 오행정화(五行精華)가 자신우주의 오장 속에 귀입하려면 먼저 그 명월의 정화를 금실로 귀입해야 한다. 자신우주의 몸이 빛의 고리를 출현시키면 공이 이루어진 것이다. 자신우주 속에 바퀴깥은 명광(明光)을 가지게 되어도 몸밖에 규율있는 운동이 있게 되는데 그것의 운동방향은 소주천방향과 동일하다. 제5식이 문무화목욕온양명월(文武火沐浴溫養明月)이다. 목욕을 한다고 한다. 금실로 돌아와 보원한 후에 수련자는 참립(站立)하며 다리를 자연세로 하고 눈을 감는다. 양쪽 눈을 평시하고 호흡은 자연스럽게 하며 무념무사한 상태에서 자신우주의 몸을 명시(冥視)한다. 그런 후 다시 자신우주 속에 한 점의 밝은 것이 행주하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를 본다.

만약 보인다면 그것은 체내의 한 개 점이 행주하는 노선임을 잘 기억한다. 자신우주 중의 명월이 큰 것을 보면 그러한 빛의 점도 크지는데 빛이 희미하여 밝지 못하면 이는 무슨 색깔인지 꼭 자세하게 살펴봐야 한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여 그것이 빠져나가게 하며 그것이 자신우주를 빠져나갈 수 있는지 살펴 보아야 한다. 밝은 점이 굴러 움직일 때 신체에 열이 나는지를 알아본다. 행공이 자연스럽게 되면 달이 인체우주 속을 행주한다는 의념한다. 아울러 그 행주노선을 기억할 수 있는데 오래오래 하면 자신우주 속에 자연히 명월이 나타나며 아울러 소주천의 운행방향으로 규칙적인 운전을 하게 된다.

(이때 인체우주가 천체우주 속에 자리잡고 지구가 작아져서 심지어는 붙잡혀 요동하는 듯 해진다. 달이 나를 둘러싸고 구르며 마치 별세계로 가있는 듯해지는 등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늘 일어난다. 작용은 몸을 강하게 하고 신체를 건강하게 하며 신장염을 치료하고 당뇨병, 폐병 등의 치료효과가 있다.) 여기까지 도달하여야 하는데 어려운 수련과정이다. 아직 느낌이 약하다. 자주해야 오래 하는 경우도 생기겠지만 이렇게 기회가 생기지 않는 것은 게으름이다. 수련에 대한 불경이기도 하다. 생활 속의 수련임에도 생활 앞에서 수련이 밀린다.


제6식은 환원(還原)이다. 환원법은 곧 수식(收式)이다. 거두어 들이는 것이다. 자신우주의 명월을 운화하여 양미간에 도달하면 두 눈과 미심(眉心)이 이루는 삼각형을 지나 명월을 선천 우주의 원위치로 보낸다. 이를 '환원사월(還原射月)’이라 했으며 또 ‘선인등월(仙人登月)’이라 했다. 명월을 운화하기가 불가능하면 체내에 그대로 있게 하면서 神를 가지고 달을 응시하여 자신우주의 명월을 원위치로 보내야 한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내가 취했던 달을 되돌려 준다고 보면 된다. 우주에 있는 것을 우주로 되돌리는 것이다. 나는 다만 잠시 음중양의 달을 빌려 양중음과 상교相交를 하고 이를 통하여 우주와의 평형을 느끼는 것이다. 평형은 곧 삶의 겸손과 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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