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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인연034-因緣

by 나무에게 2013. 12. 23.

인연034-因緣 / 온형근


소주천 파티에 참석한다. 식사하고 도장으로 와서 도인체조를 한 다음 하늘에 예를 올리는 수련을 한다. 참회의 연속이다. 술, 담배로 느낌을 망가뜨렸다. 최선을 다한다. 내가 지닐 수 있는 성의와 진심을 수련에 싣는다. 다행 마칠 때쯤에는 생각도 몸도 많이 회복된다. 내친김에 다짐한다. 술, 담배를 이쯤에서 멈추어야한다. 수련이 어느 정도 자리잡히면 술 정도는 즐기는 수준이어야 한다. 박경복 도반과 오랜만에 만나 함께 차를 타며 이야기를 나눈다. 인연에 대하여 말한다. 심교수님이 전화했었고, 그게 인연이 되어 지금 내 발로 도장을 찾아갔다는 것, 이게 큰 인연이라는 것이다.

심교수님도 오랜만에 뵙는다. 수련이 끝나고 손을 잡는다. '자기와의 싸움이야'라는 말로 말문을 열고, 닫는다. '요 몇 주 내내 술, 담배를 했어요'라고 말한 것은 내쪽이다. 하늘에 예를 올린 후의 회장님 말씀이 유난히 나를 반성과 참회로 이끈다. 남은 기간이라도 열심히 채찍질을 해야겠다. 진실로 인연이라면 가만 있을 게 아니라 성실해야 한다. 성실이야말로 성명쌍수에 버금가는 일이다. 성실 안에서 개화되는 인연이어야 한다. 도장의 국화가 아주 성실하게 개화되어 보기에 좋다. 몇 사람에게 인사말을 듣는다. 꽃이 근사하게 피어 내 기운도 남달라 보였나보다.

연말의 기운을 다스려야 한다. 인연법에 의한 생활의 화기를 지녀야 한다. 스트레스와 간, 그리고 화에 대하여 화두를 지녀야 한다. 주기와 주독에 대하여도 심려해야 한다. 폐에 대하여도 수련이 끝나면 목구멍이 칼칼해지는 것도 일단 기록한다. 폐를 그만 쉬게 하여야 한다. 모공 호흡에 의념을 집중해야 한다. 하단의 느낌을 되찾아야 한다. 어찌 소주천의 인연은 오다가 겁나게 사라졌을까. 뜨겁던 등 뒤에서 경추까지의 느낌 이후, 수련이 퇴보되었다. 매우 성실해져야 한다. 좋은 인연은 반드시 성실 안에서 주고 받아야 함을 새긴다. 소주천 파티와 수련 후, 참회와 반성의 눈물을 한 바가지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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