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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창작|생산

선한 가슴

by 나무에게 2013. 12. 27.

선한 가슴 / 온형근




혼자 내는 찻자리에 가슴을 쓸어내며
목구멍 넘기는 시냇물 소리를 듣고 있는데
중얼거리고 있었다
어느새 허공에 떠도는 방언을 주워 담고 있었다
누구인지 목소리를 빌려 누구인지 그의 소리를 담아낸다


가슴이 있었다
가슴을 도려냈다
잊혀진 가슴에 봉우리가 생겼다
봉긋 아프다
살짝 설렌다
그 가슴에
소녀의 기다림 닮은 선한 눈망울이 뭉쳤다
그래서 가끔 수정처럼 젖은 빛이 스민다
밖으로 반짝이나 어디 하나 닿지 않는 곳 없이 슬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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