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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완당과 단원, 그리고 겸재

by 나무에게 2013. 12. 23.

자기 자신보다 그 사람을 더 잘 아는 경우가 있다.
근래에 내가 만난 사람들이 그렇다.
간송 미술관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최완수 선생이 그렇다.
겸재 정선에 대하여 정선보다도 더 잘 아는 분이다.

수원을 사랑하는 수원 사람인 오주석 선생이 그렇다.
우리 문화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젊은 사람이었던 그는 타계했다.
안타깝다.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과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을 펼치다 만 것이다.
가장 대중에게 접근한 글쓰기였다고 말하는 분이다.
오주석 선생이 또한 그러하다.
단원 김홍도에 대하여 김홍도보다 더 세밀하게 알고 있는 분이다.

얼마전 남대문 방화로 물러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또한 그러하다.
완당 김정희보다 김정희를 더 잘 아는 분이다.
완당 평전 3권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그의 글인 문화유산답사기 등은
모두 완당 평전을 쓰기 위한 여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책 완당 평전 제 1권을 빌려간 사람이 아직 돌려주지 않고 있다.
완당 평전 1권으로 모은 책을 다시 구입한다.

최근에,
한승원 선생을 만난다.
그의 소설을 한꺼번에 읽는다.
흑산도 하늘길, 다산, 추사, 초의가 그것이다.
정약전, 정약용, 김정희, 초의 의순 까지 한꺼번에 읽었다.
장흥에서 이 소설들을 집필하였다 한다.
수없이 발로 뛰면서 약전도 되었다가, 약용도 되고,
추사가 되었다가 초의가 되는 과정이다.
서로 연결되면서 또 다른 입장으로 서로를 만날 수 있는 그런 책들이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더 잘 알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만남이고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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