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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줄자 하나만으로

by 나무에게 2013. 12. 24.

4인 1조로 4개조로 편성하여 본관 건물 정원을 실측하였다. 줄자 하나만으로 야장에 기입하여 내업을 하고, 현황도를 옮겨 그리게 하였다. 그리고 배식 설계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책상에 앉아 손으로만 하는 설계를 직접 만들어진 정원을 통하여 거꾸로 설계를 하는 발상이다. 이럴 때 학생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설계 도면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그 임장감에 몸을 떨게 된다. 막연히 선을 긋고 나무를 식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행위에 의해 정원이 어떤 식으로 변화되고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보다 정성스러워진다.

학교의 본관 건물은 너무 길다. 90미터 짜리 건물 길이라 축척을 정하기가 애매하다. 1/300이 A2용지에 가장 적합한 크기로 판단되었으나, 그렇게 되면 수목의 표현이 너무 밋밋하게 된다. 고민 끝에 건물을 4조각으로 나누고, 정원 역시 그에 부속되게 하여 조별로 다른 설계도면이 나오게끔 하였다. 그래도 1/100 도면은 어렵다. 1/200 도면으로 최종 확정한다. 받자마다 윤곽선과 표제란을 만들고 현황도를 옮긴다. 각자 자신의 시간을 재라고 말한다. 오늘은 산업기사 응시생들을 종일 지도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 해당 교과 담당 교수에게 양해를 구했다. 즐거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