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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지장보살을 만났네요

by 나무에게 2013. 12. 23.

지장보살을 만났네요 / 온형근



조계사에 갔었지요. 긴 수리를 마치고 새 단장한 조계사는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더군요. 다랑쉬 답사 이튿날 새벽에 혼자 들린 조계사 경내가 그리워 다시 찾은 것이지요. 대웅전 앞에서 두손 모으고 경건해지더이다. 두손에서 불길이 솟는 듯 뜨겁게 마주한 채 하늘이와 맑음이, 그리고 정호를 기원했다오. 그런데 말입니다. 스님의 뚜렷한 육성이 내 마음에 가득차는 것입디다. 전기와 전자 제품 모두 발전소의 에너지를 지닌다고요. 주변의 풀, 나무토막, 돌맹이 하나에도 그렇게 지장보살이 현현한다네요. 지장보살을 만난 셈입니다. 비유였지만 적절하게 스며들더군요. 아마 지장보살과 내가 연을 맺었나봅니다. 업을 씻어야 하겠지요. 곳곳에 지장이 계신다는군요. 곳곳에 용서와 화해가 있다는 것이지요. 발걸음 하나 내딛으면서도 지장을 만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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