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무와함께

핀오크와의 결별03-지하구조물

by 나무에게 2013. 12. 24.

나무를 캘 때마다 터져 나오는 배수관, 대체 어디에 어느 배수관이 묻혀 있는지 지도가 없다. 발견되는 순간이라도 표시해 두라고 했다. 누군가는 이런 역사를 이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그랬다. 처음 전깃줄과 만나는 핀오크의 끝을 한전에서 내 허락도 없이 자기들 마음대로 잘랐다고 전언을 받았을 때는 썩 좋은 감정이 아니었다. 업자가 나무를 사겠다고 내게 전언해 준 사람에게 내키지 않는다는 말을 했었건만, 그럼 베어내겠다고 말을 했을 때는 매우 불쾌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빼내야 할 것은 빼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지금 자리에서 빠져 나가면 그것은 제자리를 잡는 것이겠다고 여긴 것이다. 지하구조물과 지상구조물에 지장 없이 핀오크가 자랄 수 있다면 넘기자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렇게 추진하여 들어 온 눈매 선한 업자도 마찬가지였다. 중간에 업자를 하나 더 끼우면서 작업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발견되기 시작하는 내용은 오히려 처음 들어온 업자가 작업반장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소위 이부장이라는 사람에게 인건비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었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속았다는 생각으로 내 어리석음이 손바닥 눈금처럼 훤해져 있었다.

광케이블 공사비와 반송을 식재하는 일, 그리고 영산홍을 심어야 하는 일만으로 남은 일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면서 처음 이 업자를 소개한 친구 담당 사슴포에서 수도꼭지 새듯 물이 샌다고 하니, 그것까지 일을 마쳐야 할 것이다. 그 일이 제대로 속썩이지 않고 마쳐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 와중에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학교 반송을 전정해 나갈 것이다. 옷에 송진이 묻는 것을 생각해서 작업복을 갈아 입고 작업을 해 나가려고 한다. 오늘은 조경팀 월말, 월초 협의회를 하는 날이다. KSS 관련 업무와 조경수조성관리사 실기시험 장소로서의 역할 등을 논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