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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休林山房

002. 자연 재료 채취 학습을 동반한 시연학습과 '익반죽'

by 나무에게 2014. 4. 16.



002. 자연 재료 채취 학습을 동반한 시연학습과 '익반죽' / 온형근

- 진달래 화전 만들기 - 4월16일_전통병과실습



전통병과실습 교과의 3시간 연속 수업

'진달래 화전 만들기' 교수학습지도안은 구성이 1시간 수업과 다르다. 보통 1시간 수업 분량의 교수학습지도안으로 수업평가가 이루어진다. 얼른 봐도 5교시, 6교시, 7교시 연속 수업이다. 쉬는 시간도 없이 진행한다. 아마 손에 묻는 재료와 청결 등의 귀중한 가치가 공유되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전체 학습모형 단계를 보면 도입(15분), 전개1(45분), 전개2(60분), 평가 및 뒷정리(50분), 마무리 및 차시예고(10분)다. 교수학습지도안의 시간의 총합은 180분이다. 학교의 5교시 수업 시작이 오후 1시 10분이니, 쉬는 시간 없이 4시10분에 마쳐지는 수업지도안이다. 7교시 끝나는 시간인 4시 정각보다 10분을 더 사용하는 교수학습지도안이다. 이 수업에서 5교시를 수업평가에 배정한 셈이다. 연속 실습 수업도 수업평가로 공개한다면 1시간 교수학습지도안으로 그 시간에 학습모형 단계가 완성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연속 수업의 경우 매교시 활동에 대한 안내가 이루어진다. 전통병과실습 수업은 5교시, 6교시, 7교시의 시간 안배에 대한 사전 안내가 없었다. 연속 수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전통병과실습 자체 교재와 유인물로

학생이 칠판 앞에 긴 직사각형으로 둘러서서 교사의 설명을 듣는다. 유인물에는 '화전의 개념, 유래, 이용되는 꽃은?, 진달래와 철쭉을 구분하려면?, 화전을 잘 만들려면?'의 5개의 콘텐츠로 구성되었다. 그외의 앞 뒤 1면으로 된 유인물은 서울국제조리학교 학원전 SNS 기자단에서 취재한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 탐방(2013.04.23) - 일찍부터 조리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이 나날이 늘어가는 지금.'이라는 제목의 기사다. 기사에는 3장의 사진이 함께 실려 있는데 수업담당하시는 선생님과 실습 학생들이 함께 가운을 입고 실습하는 장면이다. 사진으로 봐서는 이때도 '화전만들기' 수업이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네이버에 검색하면 나오는 이 기사의 출처를 알려주고 잘 생긴 선생님 사진도 자랑한다. 분위기는 선생님 설명이 매우 빠르 편으로 전개되는데로 잘 알아듣고 그때마다의 질문에 대답도 시원하다. 오붓하게 서서 도입 활동 15분이 지난다. 전체적으로 오늘 실습할 '화전 만들기'에 관심도가 높은데 '한식조리기능사' 실기시험 종목 중 하나라는 말에 더 귀를 쫑긋한다. 집중과 몰입이 반듯하다. 한식조리기능사에서는 꽃이 없으면 대추로 대신 활용한다고도 했다.


학생들과 교사가 진달래 꽃을 따러 나간다.

금방 들어 오겠지 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교수학습지도안의 내용을 보니 가만히 기다릴 수만 없는 노릇이었다. 재료 채취 학습 단계에서 진달래, 쑥의 채취요령을 설명하고 채취하는 시범을 보인다는 것이다. 교사의 활동에 적혀 있다. 학생 활동은 교사의 설명을 듣고 실습을 하는 것이다. 얼른 따라 나섰으나, 농업기계실 근처라고 했는데 보이지 않았다. 벌써 다 채집하고 들어갔는가 싶었는데, 꽃 채취한 것을 조별로 담고 수목원 근처로 오고 있다. 온실에 가서 팬지와 비올라 꽃을 따가지고 온 것이다. 선생님은 진달래 채취가 늦었노라고, 채취 시기에 대한 진지한 설명을 이어간다. 수시로 질문과 함께 학생 활동을 확인하는데 대답을 썩 잘한다. 매우 유연한 교사 활동에 박수를 보낸다. 식용할 수 있는 꽃에 대하여 식물 전공 선생님께 여쭈라는 말도 몇 차례 강조한다. 3그루의 진달래에서 상태가 그나마 좀 나은 것을 따면서 채취 방법을 시연하고 학생들이 따게 한 후, 쑥을 뜯었다. 그리고 다시 실습실로 와서 요구사항과 만드는 과정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직접 시범 수업으로 이끈다. 


쉬는 시간 없이 교사의 시연은 계속되고

학생들은 수시로 교사의 질문에 답한다. 손을 씻어야 한다. 청결의 문제를 먼저 알린다. 꽃의 씻는 방법은 흐르는 물에 재료를 씻는다고 설명한다. 재료를 부드럽게 씻고 나서 물위에 띄운 다음 마른 면포로 물기를 제거한다. 찹쌀가루의 양을 결정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그리고 반죽에 나서는데, '익반죽'이라는 용어를 묻고 설명했다. 송편도 익반죽을 한다고 덧붙인다. 끓는 물에 반죽하기에 나무주걱 도구를 이용해서 반죽하다가 나중에 식으면 손으로 마무리한다. 안전교육도 지속적으로 덧붙인다. 반죽의 정도는 학생들이 어렸을 때 경험해 보았을 지점토 느낌으로 대신하여 이해도를 높였다. 또한 찹쌀가루가 냉동이냐, 아니냐 등의 상태에 따라 물의 양이 달라지는 것도 설명한다. 자격증 시험에서도 질게 반죽하는 것, 찹쌀과 맵쌀의 차이 등 시연 내내 학생과 수시로 질문하며 의사소통을 계속 이어간다. TV 요리 특강에 나오는 사람들이 왜 그리 말이 많은지를 가까이서 경험하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시범수업이 이루어지지 않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배움중심수업은 학생의 활동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전통병과실습 수업은 배움중심수업의 심장에 다가가 있다. 교사가 학생의 사고를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학생의 특성에 따라 참여를 촉구하고, 학생은 호기심과 성취동기를 충분히 끌어올리고 있다. 저렇게 6교시에 실습을 시작하면 주어진 제한 시간 내에 학생은 조별로 협력하여 자신들의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이다. 수업의 마무리 단계인 평가와 정리를 다 참관하지 못하였지만, 학생은 만들어진 작품을 보고 뿌듯해할 것이다. 맛을 보고 서로의 작품에 대한 평가와 발표도 이루어질 것이다. 교사는 충분히 학생 활동을 칭찬하여 주고 격려하고 북돋아 주면 된다. 그리고 이런 활동을 과제 이수 일지로 정리하고, 사진 등을 찍어서 과제 이수 발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면 된다. 실습실에 빔프로젝트가 없어서 사전에 완성된 사진을 출력하여 차트식으로 넘겨서 적절한 순간에 보여주는 것도 가깝게 둘러 서 있어서 효과적이었다. 설명할 때 가깝게 학생들이 둘러 서 있는 것이 근래에 보기 좋았던 친밀한 교수학습 현장이었다. 충분히 전통병과실습 선생님은 학생들의 수업을 '익반죽'으로 이끌고 있었다. 반갑고 흥미롭고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