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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

068-간복균, 나이 들면 이렇게 삽시다

by 나무에게 2013. 12. 23.

 

나이 들면 이렇게 삽시다 / 간복균 수필작가

 


자연을 산책하며 먼 산을 바라봅시다.
이성으로 욕심으로 오기부리지 말고 자연한 이치로
退行 되어 가는 육체에 순리대로 따라 순응하며 이렇게 살아갑시다.
나이 들어 잘 안 보이는 것은 큰 것만 보고 살라는 것입니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것은 필요한 소리만 들으라는 것입니다.
무릎에 힘이 없어지는 것은  매사에 행동조심하고
아무데나 얼굴 내밀지 말라는 것입니다.
머리가 백발이 되는 것은 멀리 있어도
나이 먹은 사람이란 것을 알아보게 하려는 것입니다.
말이 느려지고 똑똑치 않는 것은 매사에 참견하지 말고
한 마디 훈수로 족하다는 것입니다.
정신이 사나와지고 깜빡깜빡하는 것은
살아온 세월을 다 기억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좋은 기억과 아름다운 추억만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이곳저곳 아픈 것은 병이 아니라 노환이니 이제 그만
갈 때가 되었다는 육신의 신호요 조물주의 배려입니다
사랑하며 용서하며 인생을 마무리합시다.
이제껏 산 것도 주님의 은혜입니다.
좋은 세상 잘 살다 가렵니다.
먼 산을 바라보며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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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복균 교수님을 만났다. 세월과 배려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편안한 얼굴은 평생 만들어 내는 게 분명하다. 그 분의 훈기를 쏘이며 돌아왔다. 오래 만난 분처럼 낯설지 않았다. 내게도 저런 훈기가 있을까. 삶이 거울이라는 생각이 그대로 녹아난다. 내게 오는 모든 것이 내게서 나간 것이다. 밝은 것은 건조함으로 가는 것이다. 습한 것은 어두운 것이다. 모든 것은 반사한다. 밝음이 가진 반사는 넉넉하다. 그러나 건조가 쉽다. 간복균 작가는 보는 것, 들리는 것, 무릎, 백발, 말이 느려지는 것, 정신이 사나워지는 것, 깜빡깜빡 잊는 것 이 모두가 먼 산을 바라보는 배려임을 알게 한다. 곁에 두고 그 겸허함과 자연으로의 마음을 되새겨 볼 일이다.
(2008. 02. 17. 온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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