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나무 임연부
온형근
오솔길 따라 길게 이어진 봄부터
선하고 곱게 모여 피던 잎새의 단정
인적 드문 언덕을 파고든 소로 양쪽으로
눈매 시원한 초록의 잔치 애기나리 군락
을 배경으로 거느린 국수나무
너는 꽃망울 덕지덕지 매달고 애태우더니
문암골 바람 차던 날 창백하여 피어라 피워라
어루만지며 사진을 찍었건만
다 아니고 그러하였다.
기다린다고 다가올 리 없는 어느 날이었다.
아까시나무 천지를 하얗게 늘어뜨린
후두둑 분질러 수직의 무게 중심일 때
너는 만개하여 수풀 가장자리를 수놓는다.
새순이었을 때 파릇파릇 영민하더니
활짝 핀 몸매는 초롱초롱 이슬 머금었네.
인기척은 국수나무 군락을 이루고
오솔길은 숲 가장자리를 모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