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원림 미학

국수나무 임연부

茶敦 2026. 9. 21.

국수나무 임연부

온형근

 

 

 

오솔길 따라 길게 이어진 봄부터

선하고 곱게 모여 피던 잎새의 단정

인적 드문 언덕을 파고든 소로 양쪽으로

눈매 시원한 초록의 잔치 애기나리 군락

을 배경으로 거느린 국수나무

 

너는 꽃망울 덕지덕지 매달고 애태우더니

문암골 바람 차던 날 창백하여 피어라 피워라

어루만지며 사진을 찍었건만

 

다 아니고 그러하였다.

기다린다고 다가올 리 없는 어느 날이었다.

아까시나무 천지를 하얗게 늘어뜨린

후두둑 분질러 수직의 무게 중심일 때

너는 만개하여 수풀 가장자리를 수놓는다.

 

새순이었을 때 파릇파릇 영민하더니

활짝 핀 몸매는 초롱초롱 이슬 머금었네.

 

인기척은 국수나무 군락을 이루고

오솔길은 숲 가장자리를 모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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