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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천년의숲에서있었네

안압지

by 나무에게 2015. 7. 23.

안압지 / 온형근




따스함 아직 넘기지 못하여 어둑한 어깃장 그늘진 햇살

로 반쯤 열린 반가움 걸쳤는데 낙엽의 흩날림으로 무릎

덮는 온기


저 산 정념 하나 그예 떠다밀고는 시치미를 떼니 흐려진

깊이로 들쑥날쑥 길모퉁이로 자취 감추고 이른 새벽 월지

굳게 닫힌 문살 틈 기러기와 오리는 다시 올 기약만으로

가을 맛 적신다


마른 연못 반짝이는 화강암 다 좋으라고 그저 좋아하라

고 웃다가 보면 늘 헛헛한 바람 빠지는 고무풍선 애써 아

니라고 가슴 통째로 비우거나 채웠을 때 둥근 달 한 귀퉁

이 퍼런 반점 번지는 새벽 귀가


얼굴 표면 차갑게 스치는 솔바람 사이로 떨면서 다가오

는 겨우내 품고 살아야 할 햇살 갑자기 눈부시게 속속 들

이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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