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
온형근
놀라서 우주에서 가장 빠른 용수철 누른다.
딴딴해진 근육 경련 파르르 떨며 이크 신음,
어쩌지 못하는 순간을 미처 사귀지 못한
혈행 미약으로 냅다 혼미해진 탓일까
자는 일을 멈추고 종아리를 어루만진다.
짧은 것은 일하는 거라는데 잠잘 때 종아리는
장요근 풀어주느라 알람까지 호출한
멀쩡한 낮 시간의 깨어있음과는 달라서
밤자리 애쓴 흔적 계통없어 요란 떠나보다
창문 열고 여름 밤 폭우 소리처럼 몰려 다니는
탄식 몇 줄기 쏟아 붓고 떠나는 집중호우처럼
한쪽 발로 한쪽 종아리 안부를 두들겨 노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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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설치는 게 아니라 깨라고 있다. 종아리 쥐는 깨우는 알람이다. 지나치지 않다고 가끔이었잖아 라고 항변, 놀라 튀어 오르는 건 예정에 있는 여정이다. 놀라지 말라. 두들겨 문을 열고 만난다. 다룰 때는 다정이 쏟아져 어루만진다. 짧아진 근육 탓 보다는 여기저기 난타로 쏟아붓는 집중호우에 귀기울인다. 우르릉 쾅쾅! 내 안의 불협은 불의를 용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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