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나무 / 온형근
햇살 쏟아지니 미루나무
먼 그리움 지상에 그림자로
내딛는 발걸음 어질어질 스며
반짝이는 잎새 햇살에 동동
하바나길라의 끈적이는 선율
잎 뒤집어 정성스레 바람 맞이하는
원초의 산림에서 우짖는 노래
달빛에 섧어 몸 휘두르는 사설
그리움은 뒷맛이 기름진 산조
시린 어깨 바수고 달려오는 대금
헤어지기 힘들어 입 안 가득
머물며 건네지 못해 애틋한 우전
미루나무 부드러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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