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 온형근
거침없이 콸콸대며
쏟아내는 빗줄기에 바람이 놀라
곁에 임박하여도 가누지 못하는 휘청거림
외마디 바람의 소리는 또 어떠했을지
사내의 허연 뼈마디를 헤베며 겨냥하는
자작나무는 아무 것도 지우지 않았다
세파에 거꾸로 매달린 생김새라고
자작나무 앞에 서성대던 사내에게
터질 듯 가득 찬 흰 줄기만으로는 무력하다고
끝까지 사내를 머쓱하게 하는
한여름 썩 깊은 계곡의 물소리
소신공양의 흰 골격 사이로 바람소리
'::신작시:: > 온전한 숨 :: 나무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006. 무궁화 (0) | 2014.01.30 |
---|---|
005. 떠도는 자의 시선-마로니에 (0) | 2014.01.30 |
003. 잣나무 (0) | 2014.01.30 |
002. 미루나무 (0) | 2014.01.30 |
001. 모감주나무 (0) | 2014.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