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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온전한 숨 :: 나무 詩

004. 자작나무

by 나무에게 2014. 1. 30.

자작나무 / 온형근

 

 

 

거침없이 콸콸대며

쏟아내는 빗줄기에 바람이 놀라

곁에 임박하여도 가누지 못하는 휘청거림

외마디 바람의 소리는 또 어떠했을지

사내의 허연 뼈마디를 헤베며 겨냥하는

자작나무는 아무 것도 지우지 않았다

 

세파에 거꾸로 매달린 생김새라고

자작나무 앞에 서성대던 사내에게

터질 듯 가득 찬 흰 줄기만으로는 무력하다고

끝까지 사내를 머쓱하게 하는

한여름 썩 깊은 계곡의 물소리

소신공양의 흰 골격 사이로 바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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