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암 정병례(새김예술가, 설치미술가, 환경미술, 전각가)
작품명/사이즈 : 주막2000(32.5*34)
내용 : 주막의 홍등에 酒㈜자를 넣어 의미를 강하게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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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붉은 마음 하나]
달랑 붉은 마음 하나 걸려 있는 주막, 이윽고 까만 반달이 일렁일 때쯤. 내 마음도 화선지처럼 하얀 빈 공간으로 바뀐다. 이윽고 점하나 찍으러 서성인다. 사람의 시선만 주막집을 향해 있다. 주막이라는 게 사람을 기다리는 속성을 지녔을 것이다. 손님이 없을까? 손님이 몇 명 둘러 있어야 갈만하지 않을까. 썰렁해서 선뜩 나서게 되질 않는다. 불은 켜져 있지만 술은 없을 것 같다. 이제 마악 문 연 주막일게다. 등을 달아 놓고, 앞치마를 부지런히 훔치며 분주한 움직임이 저 집 안에 생동되고 있다. 그 주인은 혼자 일 것이다. 그러니 마음만 더 바쁘다. 등부터 걸어 두어야 할 정든 님이 찾아 오시기로 한 게 분명하다. 기다리는 마음에 등부터 걸었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마당 쓸 마당쇠라도 한 명 내 보냈으면 좋았을 것을.
2008. 0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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