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원림 - 내원內苑
온형근
이제는 시샘하는 질투선에 닿지 말자
겨울이 재촉하는 가을 역시 낮게 드리워야
바람 세찬 비를 몰아 솔잎은 금잔디 두텁게 깔린 듯
내원재에서 백두고원까지는 푹신푹신 사각댄다.
완이재 내려가는 길을 드러낸 빗자루는
길 양쪽으로 웅크린 금빛 언덕을 이어가고
옥처럼 다져진 길바닥의 석영질 입자 반기듯 환하다.
계명성길 닭장은 부서져 두른 울타리 삭았고
오래된 파묘 자리 도토리 식량 창고로 들락댄다.
산목재 내려와 갈 곳 없이 아늑한 오솔길 굽이마다
지난밤 꿈속에서나 일렁였던 뭉클한 심사 드러난다.
시작 메모
내원재 급박한 경사에서 무디어질 때는 사각대는 발길이 운율이 되어 조원동 원림을 마음껏 흠향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사색에 들뜬다. 즐기는 마음의 언덕에 이르면 괜히 완이재가 아니라는 다급한 성찰이 앞선다. 계명성 길에 접어들면 더이상 들리지 않는 아득한 깨우침의 소리가 늘 그립다. 산목재에서 씻어낸 바람이 재웠을까. 오솔길 바닥이 반짝대는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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