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온전한 숨 :: 나무 詩

누리장나무

나무에게 2024. 11. 7.

누리장나무

온형근

 
 
 

줌아웃 누리장나무
이제는 가을의 무대에서 가는 바람에 떨며 
햇살을 쬐고 있을 때라는 것을 안다. 
저 몸짓과 태도에서 
드러나는 물러남의 단호함을
 
페이스아웃 누리장나무
붉은 보석은 더이상 반짝거리지 않겠지
이미 다 털린 가슴을 메우기에
갈 곳 없이 허공만 헤메는 시선을 어쩌나
한때의 무심함에서 영롱했던 열매를 기억한다는 것을
 

시작 메모 :


누리장나무를 통해 계절을 입는다. 감정이 따라 걷는다. 가을은 변화하는 나무의 모습이다. 애틋하고 쓸쓸하다. '줌아웃'이라는 표현이 요즘 세상을 만난다. 아무도 줌아웃을 외치지 않는다. 아직도 줌인이다. 누리장나무의 봄과 여름을 떠올린다. 무대가 바뀐다. 가을의 무대에서 바람과 햇살의 따스함을 맞이한다. 나무의 몸짓과 태도가 물러나는 모습은 자연의 순환을 상징한다. 단호하지만 동시에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페이스아웃'은 나무의 고독이다. 붉은 보석처럼 빛나던 열매가 더 이상 반짝이지 않는 모습은 그리움을 줄 것이다. 허공을 헤매는 시선은 존재의 공허함이다. 과거의 무심함 속에서 영롱했던 순간들을 회상한다. 감정이 얽히는 복합적인 관계를 드러낸다. 계절의 변화와 내면의 여정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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