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도 아프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 온형근
설렘도 이럴 수는 없다
한번 저리기 시작하면 끝을 낼 수 없는 사이 어디서 시
작되었는지조차 찾아내지 못한다
차라리 쪼개거나 찔러 쏟아냈으면 싶다
두 다리 쭉 뻗어 부르르 떨다 시원찮으면 주먹으로 두들
긴다
바늘로 찌를까 내내 아픈 것도 아닌 것이 저리기 시작하
면 눈물을 짜낸다
저리다고 집착한 순간부터 모든 것은
풋사랑처럼 짐짓 딴청을 부리려 애쓰지만
몸의 차별을 아는 사람만 알 거라고
흠집에 더듬는 것만으로도 환장할 정도라고
강하게 끌어 당기는 절절한 호소로 설렘은 저 혼자 미쳐
있거나 구멍 숭숭 뚫린 채 불멸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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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달 기나긴 밤을
동지ㅅ 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여,
춘풍 니불 아래서리서리 너혔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황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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