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3 만대루 비취 산빛 만대루 비취 산빛온형근 입교당 마루에 걸터앉아 병산을 쳐다보면만대루 기와에 선명한 푸른빛 감돈다. 비에 씻긴 기와 너머 병산으로 수목 우거져녹색 변화구로 던지는 숲 근육은 꿈틀댄다. 병산 중턱의 바위 절벽은 자꾸 숲으로 가려져서기와는 아름다운 절벽의 비취 산빛을 닮아간다. 입교당에서 만대루 기둥 사이 일곱 개의 창은기와와 누마루를 통과한 낙동강 물빛 그늘 진하다. 물총새와 청호반새 머금은 강물은 에메랄드빛 되어햇살 가득 머금은 백사장 모래의 뜨거움을 삼킨다. 창작 메모수차례 들린 병산서원이다. 만대루의 탈색한 기둥과 사리는 세상의 험파를 통과한 고결한 인품이다. 만대루에 오르지 못하니 입교당 마루에 더 오래 머물렀나보다. 그제서야 만대루와 병산이 하나인 것을 안다. 정수리를 타고 목줄기로 쏟아지는 땀.. ::신작시::/시의 풍경을 거닐다 2024. 10. 20. 안동 고산정 협곡에서 안동 고산정 협곡에서온형근 당신에게 다가서는 길이 셀 수 없이 많았음을 우린 서로 몰라도 된다. 어떤 풍파와 그런 가로막음과 저런 깨어짐이 살여울 즐비하였다는 사실조차 알 바 아니다. 하나였던 산줄기 암벽이 터져 헤어졌으니 홀로 외로운 산이어서 고산이고 떨어져 푸른 손짓 하니 취벽이다. 네가 고산으로 나를 부르고 내가 취벽으로 하여금 모래톱을 걷는다. 낙동강은 본선만으로 긋지 않는다. 숱한 지선으로 흐트러지고 헝클어졌다가 남은 물줄기 하나가 아름다운 소나무 협곡을 만나 결기에 찬 행보를 거듭하여 그대를 잇는다. 푸른 산을 향해 두 손 모은 선학대는 맑고 푸른 못 속에 드리워 이리저리 출렁이고 이녁과 별유천지인 고산정 원림을 품는.. ::신작시::/시의 풍경을 거닐다 2024. 4. 14. 만휴정 외다리 만휴정 외다리 온형근 만휴정 오르내리는 냇길 둑마다 개나리 노란 꽃눈 울먹이며 터지려 안달이다. 금방이라도 망울 터트려 가슴을 활짝 펼칠 기세 내 집의 보물은 청렴과 결백 바위글씨 새겨진 너럭바위에 비스듬히 누워 손을 괸 채 풍류에 든다. 너럭바위 다가선 거대한 흑갈색 암반을 한 송이 진달래꽃이 벋댄다. 산자락 아래로 부는 바람이 왼쪽 어깨를 툭 치길래 돌린 고개 거기 그 자리에 작은 생강나무 천지인의 세상에 나온 첫 꽃망울인 듯 다소곳이 물길을 내려다본다. 오른쪽 어깨 저편 둑길에 핀 환한 생강나무 제법 굵은 줄기에 생동이라는 문장을 반점으로 새겼다. 천 년 억겁을 지닌 너럭바위의 품은 산맥의 암반과 마주친 곳에 골 하나 내준다. 물길이 빠른 몸놀림으로 소리 내며 흐른다. 꼭 내주는 데로 흐르라고 댓잎.. ::신작시::/시의 풍경을 거닐다 2024. 4.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