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경1 봄 산책 봄 산책온형근 생강나무가 한 쪽 구석에서 톡톡한 꽃을 피워내고 매화 꽃망울이 터질 듯 잔잔한 햇볕으로 봄을 그려내던 날도 속으로만 벅차 매운맛 돌도록 연실 뭐라고 구김살 많은 기분으로 바람에게 안부를 묻고는 둘러댔는데 바람은 가벼워져 성긴 깁처럼 산을 훌훌 타며 내쯤에서 쏟아진다 따로 산에 오르자는 권고 없이 절로 이끌리는 어떤 날들은 정강이에서 허리춤에 이르기까지 정리되지 않은 세간으로 인해 뒷심이 허전해서일까 봄꽃 사진이라도 당돌하게 찍고 싶은 웅얼거림이 바람의 속삭임으로 바짝 나를 조이며 다가오고 아비와 아들은 이미 사방으로 퍼져 너름새가 한껏 웅장해져 있어 걸음걸음 마음속까지 휘젓는 들판 나선 강아지 모양 산책은 젖어 있어 봄기운마저 화려한 맛으로 들먹들먹하도록 터져 울리고 내친김에 신나는 하.. ::시집::/풍경의분별 2013. 12.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