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_나를 태워 몸을 작게 하는 소박한 운행

 

화전

자서 - 나를 태워 몸을 작게 하는 소박한 운행

 

 

 

잠자는 시간만 사유하고자 한다.

깨어 있는 시공간은 움직이고 부딪히고 만들어 내고

바라보고 느끼고 땀 흘리며 흙과 범벅되어 있는

짐승같은 원초적 생동에 젖고자 한다.

내 몸에 필요한 것만큼만 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간섭하는 학습되어진 관습을 태워

정성껏 보시하는 땀을 쥐어 짜 내어야 한다.

내 몸은 나 아닌 우주의 모든 생명에서 비롯되었고

우주의 모든 생명 안에서야 비로소 읽혀진다.

한 톨의 밥알을 취하고

한 사발의 막걸리를 마셨으면

한 사발의 씨앗을 뿌리고

한 뙈기의 밭을 갈아야 한다.

땀 흘리지 않는 하루가 쌓여

육신의 업보가 탑을 이루지 않도록

보이는 모든 것들이 이름이 주어져 측은한 것을

산자락에 오르고, 산골짝을 찾아 머무는 것만이

화전을 이루는 능사가 아님을

이름이 주어진 삶의 곳곳에서 화전이

얼굴을 달리하며 줄기차게 현존하는 것을

내게 화전의 꿈은 삶의 뿌리에서 늘 배회하는 것을

저자거리에서

생성되는 건강한 활력

산에서 방금 내려 온 사람의 몸에서

서늘하게 뿜어 나오는 푸른 기운

바람 소리, 새 소리, 나무의 소리, 숲으 소리

몸을 열어 그대로 훈습되게 하는

나를 태워 몸을 작게 하는 소박한 운행을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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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jeon

Autobiography - A humble journey that burns me to make my body smaller

 

 

 

I only wish to contemplate during sleeping hours.
The awake time-space moves, collides, and creates
Watching, feeling, sweating, and being covered in soil
I want to immerse myself in primal, animalistic vitality.
To take only as much as my body needs
Burning the incessantly interfering learned customs
I must wring out the sweat offered with sincerity.
My body originates from all life in the universe other than myself
And is only fully understood within all life in the universe.
If I take a single grain of rice
And drink a bowl of makgeolli
I must sow a bowl of seeds
And plow a patch of field.
A day without sweat accumulates
So that the karma of the flesh does not build into a tower
The pity of all visible things being given names
Climbing a mountain ridge and staying in a mountain valley alone
Is not the only way to achieve Hwajeon
Hwajeon exists persistently in various forms
In every corner of life that has been given a name
For me, the dream of Hwajeon is to always wander at the root of life
In the marketplace
The healthy vitality that is generated
From the body of someone who has just come down from the mountain
The cool, blue energy that emanates
The sound of wind, birds, trees, and the forest
Opening the body to let it be absorbed as it is
Never ceasing the humble journey that burns me to make my body sma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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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전

설악이 있는 속초의 아침 설악처럼 하얀 순두부를 시킨다 담백한 맛이 본래 지닌 색인지 아지 못하는 깊은 곳에서 가슴이 울렁이고 촌부의 얼굴에는 해맑은 동해가 떠오르는 붉은 정열보다는 지는 낙조의 홍조 띤 탄성이 일고 있다//구름 낀 산은 낙조의 가장자리에 머물고 갑자기 강과 달을 바라보며 화전을 일구며 살고 싶어진다(본문 中에서 '설악-화전1')

저자

온형근

출판

우리글

출판일

2004.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