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사지 고운孤雲 비문
온형근
돌에 새긴 비문이 천년의 중력에도
매무새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선명하다.
다만, 울먹울먹
몸에 맞지 않는 계절 옷은 탐색도 없이
근육과 살점을 두들겨 꼭 맞춤으로 비비고
평지에서 발원한 좌 둔부 엉치쯤 저린 통증은
조원동 원림 가파른 내원을 치고 오를 때 잦는다.
팔 다리로 깨지며 빗금 긋고
근육과 뼈로 새긴 내 몸의 비문
산책 강아지 전봇대 가로수 킁킁대듯
갈피를 잡는다더니 해설피 놓는다.
아파도 아픈 줄 모르고 씩씩하게 살았노라
제 몸도 추스르지 못하면서 기운 빼더니
새긴 문장은 삐뚤고 삭아 탈락되고
한 칸 건너 읽다 보니 곡비哭婢도 난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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