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주사 수정암 냇가
온형근
짙푸른 속리산 줄기 수정봉으로 모이고
법주사 감싸 안은 명당수와 배산임수
고요와 평정 깃든 물가 경관
은은한 물줄기에 스며드는 고요와 엄숙
흐르던 물은 세월의 무게 머금고 멈칫대며
물줄기의 폭과 깊이에 윤기를 더한다.
석문은 영혼을 정화하는 성스런 관문
한문의 바위와 언덕은 생명의 기운 전한다.
생기 품은 산줄기로 장엄한 수정봉도
석문과 큰 바위 앞에선 고개 숙인다.
암괴는 물살의 간지럼에 살아 숨 쉬고
젖었다 마르면서 생성과 소멸을 일깨운다.
가끔 생채기 낼 때면
물고기도 깃들어 알아채고 위로하듯 곁을 맴돌아
좋은 기운 머무는 수구처에
수없이 쌓은 돌탑으로 모이는 사람의 숨결
창작 메모
속리산 법주사의 경관에서 수정암 앞 냇가에 머물렀다. 짙푸른 속리산이야 말로 속세를 떠난 산 그대로였지만, 감싸안은 명당수와 수정봉과의 배산임수가 그림같은 분위기이다. 세월의 무게 머금은 물줄기가 경관의 깊이감을 더한다. 수정암 입구의 석문이 너무 좋아 몇 번이고 되돌아본다. 영혼과 생명력이 들락댄다. 커다란 바위덩어리인 암괴는 언덕과 함께 문설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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