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보이는혹은보이지않는

안면도 꽃박람회

나무에게 2013. 12. 16.

안면도 꽃박람회

온형근

 

 


안면도 꽃박람회에서
꽃은 못보고 사람 홍수에 밀려
바같으로 흘러나온 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모감주나무 군락에 섰다
나무는 모여 있을수록 고운데

낮고 높은 수관선이 이어내는
무작위의 선들이 차마 발길을 놓지 못하게 해
서성대다 흐르다 멈추다
길 위에 있던 나는 나무가 된다

하늘과 맞닿은 나무 끝.
혹은 그늘 완연한 숲길에서
바닷바람에 살랑대며 웃고 있었다
바닷내음에 맞춰 나뭇잎 흔들며
바람 소리를 더 돋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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