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조원동 원림 미학

그늘의 심도

나무에게 2024. 10. 24.

그늘의 심도

온형근

 

 

 

유월 중에서도 드문 날이 그늘 깊은 날이다.

 

 깊다는 말이 우물이나 보조개 정도였을까

 숲길이 깊어지는 건 그늘의 심도이다.

 

 그늘 1과 그늘 10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

 1에서 10으로 놓고 견줄 수 없기에 새로 정한다.

 

 그늘의 도수를 마이너스 5에서 플러스 5로 한다면

 이건 지반을 뚫고 천착하는 그늘의 무게감이 드러난다.

 

 아 숲이구나 숲길이네. 아 그늘 깊다. 

 일 년 중 가장 깊은 그늘이니 마이너스 5를 부여한다.

 

 아까 뒷동네 길 따라 심긴 느티나무의 그늘에서

 머뭇대며 지나던 발걸음 놓쳤던 귀책 사유도 이와 같았다.

 

창작 메모

유월 초입이다. 숲길을 걸으며 그늘의 깊이에 주목한다. 우물이나 보조개 같은 일상의 깊이와 달리 숲길이 깊어지는 건 그늘 때문이다. 그늘의 깊이를 마이너스 5에서 플러스 5로 정한다. 이는 그늘의 무게감을 드러낸다. 일 년 중 가장 깊은 그늘을 만나 마이너스 5를 부여한다. 느티나무 그늘에서 망설이다 지나친 순간의 아쉬움도 그늘의 깊이와 맞닿아 있다.

 

2024.10.24 - [::신작시::/조원동 원림 미학] -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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