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101 시새워 무엇하리오 시새워 무엇하리오온형근 소쇄옹에게 서운함은 지남처럼 따라다녔을까. 구름이 색을 바꾸고 바람이 변덕스러우니 물처럼 맑고 그치지 않기를 바랐겠다.광풍각으로 다가오다가 벼랑 앞이듯 돌아서고너럭바위에에 어우러져 한참을 누비다가흘러 넘치는 물일 때야 시원하고 창창하건만좋은 것은 그냥 좋아야지 따지듯 분별 말라고소쇄원으로 스며든 후 두고두고 야무졌다.백 년 넘어 구갑이 터지기 시작한다는단정한 소나무 껍질을 어루만지며 걸어 나온다.담장 뚫고 외나무다리 양쪽의 한 쌍의 소나무구갑에 새겨진 지문의 촉감만 인지까 생생하다. 창작 메모구름의 변색과 바람의 변덕을 바라본다. 물처럼 맑고 그치지 않는다. 광풍각으로 다가간다. 벼랑 앞에서 돌아선다. 너럭바위에 어우러져 흘러넘치는 물에 시원함과 창창함을 받는다. 좋은 것.. ::신작시::/시의 풍경을 거닐다 2024. 10. 20. 그 잠깐이 황홀하여 그 잠깐이 황홀하여온형근 같이 어울려 함께 놀더니 멧비둘기도 꿩도 금세 혼자더라그 잠깐을 황홀이라 그리워하더니혼자 노는 긍정을 놓치고 만다.생각보다 그윽함이 빨라서소쇄원은 안개이듯 홀연오솔길 매일 다르고숲 우듬지마다 우짖는 새들얼었던 땅이 녹는 기밀을 캐낸 듯숲 속 부풀려 물안개 피어오른다. 창작 메모자연의 순간적 변화를 표현한다. 함께 어우러지다 홀로 남는 쓸쓸함을 그린다. 소쇄원의 진득한 그윽함에 녹아든다. 오솔길의 변화무쌍함과 새들의 지저귐을 담는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으며 피어오르는 물안개의 신비로움을 직관적으로 표현한다. 순간의 아름다움과 그리움, 쓸쓸함이 절로 묻어난다. ::신작시::/시의 풍경을 거닐다 2024. 10. 20. 송악산에서 산방을 보매 송악산에서 산방을 보매온형근 제주 산방을 송악산 분화구에서 불 때바람 부는 언덕에서 입방아처럼 나부껴 휘날리는마라도와 가파도에 절로 손 흔들었지형제섬 아래 아들섬이 있다는 말은 그곳을 떠난 뒤에야 안다.산방 굴사 큰 입 벌려 용머리해안 간추리나 했더니송악산 둘레길 돌고 나서야 그게용머리해안, 형제섬, 송악산그리고 한숨 돌려 가파도와 마라도로 두루 이어져산방의 입김이 훅 뿜어지는 것을시야 가린 안개 뿜고 거둬가는 것으로송악에 앉아 산방의 입 벌린 굴사窟寺를 뚫어지게 본다.용머리 들썩들썩 머리 몇 번 휘두르더니두꺼비 먹잇감 낚아채듯바닷물 일렁이며 들썩일 때마다섬도 산도 산방의 숨결에 사라지고나타나는 찰나의 숨바꼭질 거듭한다.살아있으니 일렁일 때 꿀렁대고숨결에 귀밑머리 붉게 타오른다.푸른 바람 가파도.. ::신작시::/시의 풍경을 거닐다 2024. 10. 20. 동천석실 동천석실온형근 달이 휘영청 소나무숲 좁은 길을 천천히 흐른다.산새 잠든 길을 부스럭 두루 노닐던속 깊은 탄식 달그림자 흔들릴 때마다 메아리쳐뜨거워진 심장 곱게 다독이며 추스려 언덕을 오른다.개울 건너 황토 바닥으로 환해진 오솔길로 고개 내민깊은 눈동자처럼 고혹적인 이끼 덮인 바위로늦은 밤 갈 곳을 내치고 석실로 다가선다.아득한 옛적에 놓인 희황교羲皇橋 넘나들며티없이 맑은 돌우물의 찻물을 밤새도록 길어정좌한 차바위 찻물에 낙서재樂書齋 일렁인다. 창작 메모동천석실 오르는 길은 세월따라 조금씩 면모가 다르다. 개울은 그때마다 반갑다. 숲 속 좁은 길을 따라 들어선다. 오르면서 오솔길을 향한 바위의 깊은 눈동자와 인사한다. 동천이란 자고로 아무나 가슴에 품을 수 없는 일이다. 내 마음의 아득하고 그윽한 .. ::신작시::/시의 풍경을 거닐다 2024. 10. 20. 세연정 심사 세연정 심사온형근 수정동 병풍바위 수정렴에서 물 맞는 왁자함금쇄동 골짜기에 비 머금는 소리기어코 지일에서 휘수정으로 갈라지는 폭포되어하루 한 번씩 날마다 가고 오고 했더랬는데 간척과 개간의 고됨을 굴거리나무 국활주로,보길도에서는 경옥주로하루를 열고 시작했더라는데세연정에 들어와서야 조각배 띄워 노래하니해남 삼산막걸리 구도와해창막걸리 십이도는바위를 들썩이며지붕을 춤추게 한다.동천석실의 방울소리로날렵하게 석담에 비춘 희황교는 흔들리고세연정의 굽이치는 유속은물결 다닥뜨리며 도움닫기로 꺾인다.부딪치며 차알싹 일 때마다권커니 없이 들이킴세오늘밤은 늦었으니 송간세로松間細路 사이로 뜬둥근 달을 벗삼아동천洞天의 이슬을 받아 마심세 창작 메모윤선도에게 산수에 대한 실천은 본인이 고질병이라 밝혔듯이 예사로운 일이.. ::신작시::/시의 풍경을 거닐다 2024. 10. 20. 법주사 수정암 냇가 법주사 수정암 냇가온형근 짙푸른 속리산 줄기 수정봉으로 모이고법주사 감싸 안은 명당수와 배산임수 고요와 평정 깃든 물가 경관은은한 물줄기에 스며드는 고요와 엄숙 흐르던 물은 세월의 무게 머금고 멈칫대며물줄기의 폭과 깊이에 윤기를 더한다. 석문은 영혼을 정화하는 성스런 관문한문의 바위와 언덕은 생명의 기운 전한다. 생기 품은 산줄기로 장엄한 수정봉도석문과 큰 바위 앞에선 고개 숙인다. 암괴는 물살의 간지럼에 살아 숨 쉬고젖었다 마르면서 생성과 소멸을 일깨운다. 가끔 생채기 낼 때면물고기도 깃들어 알아채고 위로하듯 곁을 맴돌아 좋은 기운 머무는 수구처에수없이 쌓은 돌탑으로 모이는 사람의 숨결 창작 메모속리산 법주사의 경관에서 수정암 앞 냇가에 머물렀다. 짙푸른 속리산이야 말로 속세를 떠난 산 그대로였지만.. ::신작시::/시의 풍경을 거닐다 2024. 10. 20. 영보정 영보정온형근 먼 뱃길 거친 풍랑 잔잔한 오천항에 머물러라 쉼 없던 거북선, 자라처럼 웅크려 정박하는 동안충청 수영 몇과 전라 수영 몇이 영보정 마루에 둘러앉는다. 성벽은 오석이라 까마득하니 아득하고갯벌에 숨 틔며 바지락, 항구 틈새마다 주꾸미 뜻 맞아 풍경 바깥의 심상을 나누는 영보정에서손 빠르게 우럭과 바닷장어를 손질하여잠깐 잊었던 천 년의 우의를 되살렸다. 옥마산에서 우람한 골격의 산맥 아래성주산 성주사지가 안녕하냐고 묻는다. 창작 메모영보정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친구 덕택이다. 그가 그린 영보정 풍광 그림에서 한눈에 반한다. 그리고는 달려갔다. 나는 영보정 답사 이야기를 쓰면서 이 시를 시경으로 반영하였다. 보령이라는 곳이 새롭게 보이는 계기가 영보정이다. 천년의 우의를 떠올렸다. 그 친구와.. ::신작시::/시의 풍경을 거닐다 2024. 10. 20. 탁사정 풍경에 기대다 탁사정 풍경에 기대다온형근 옆얼굴로 해맑게 풀어 낸 미소 번진다.그때 팔송 가는 막차를 놓치면 왕암으로 갈아탔던가 그 친구,구학 사는 친구는 여름 폭우로 불어난 내를 못 건너 당당하게 결석했고꽃다운 나이 탁사정 모래톱 쳐다보았을 때대저 살아갈 일 막막하니 절경이 절망에 가렸었다.그때는 뭘 거기까지 올라가냐고 손사래쳤었는데삼백 리 길 허겁지겁 달려 탁사정 우물마루에 앉는다.오르다 보니 참꽃 부끄러움으로 흐드러져 피어여덟 그루 제주 곰솔 심은 팔송정 자리라는데낙락장송 굽은 소나무만 용암천의 물보라에 익어어느 날은 아홉 마리의 학을 부르고날을 잡지 못한 아득한 순삭에 봉황 깃드네멀리 감악산이 봉황산을 부려 탁사정 바위를 지켜용암천 용소의 깊은 세월로 갓끈을 씻고내친김에 먼 길 달려온 발도 씻는다.. ::신작시::/시의 풍경을 거닐다 2024. 10. 20. 내원재 찬란 내원재 찬란온형근 원림 입구 내원재 들어가면서 첫 벤치에 잠시 머문다. 아침 빛나는 햇살 등에 업고 흔들리는 대숲과 큰 나무의 잎새는 알게 된다. 태곳적부터 나를 키우고 다스렸던 건 반짝이며 너스레 치는 바람의 치근덕이었음을 길바닥으로 호수의 바람 소리 치오른다. 청둥오리 가족의 단란한 아침이 파묻혀 내원재 오르는 길의 꿈틀댐이 발바닥을 감친다. 흙길로 찬란한 잎새 춤추듯 흔들리며 스민다. 잠시 어질, 언덕길이 메밀 부침개처럼 포근하고 푹신하다. 내원재를 오래도록 둥지로 삼은 입춘부터 백로까지 멧비둘기 대대로 반긴다. 시작 메모>>조원동 원림의 입구는 가파르다. 출발의 처음이 가파른 게 좋다. 원림을 크게 내원內苑과 외원外苑으로 나눈다. 내원의.. ::신작시::/조원동 원림 미학 2024. 10. 10. 산길로 봄비 산길로 봄비온형근 봄비 내린 고단한 밤들은 산불을 재웠다. 건조하여 흙먼지 풀풀 날리던 원림 아직 잎이 나지 않은 푸른숲 꾀꼬리 길은 봄비에 파인 가는 굴착의 물길 끊이지 않는다. 산길의 속살은 백골이었다가 잿빛이더니 실루엣으로 갈아입고 힐끔댄다. 그토록 보고 싶어 안절하더니 어쩌지 못하던 하루 지나고서야 봄비에 쓸린 단단한 속살처럼 괜찮다 괜찮아 버드나무 연못가로 뿜어내는 연둣빛 빗물 따라 겨우내 쌓인 산비탈 유기물로 물가는 희뿌옇고 탁하게 떠다니는 떡진 꽃길 씻겨 내리는 일이 한결같이 가벼웠었나 벚꽃 나들이 호숫가 인기척으로 몸살이다. 시작 메모>>원림은 참여라는 행위로 완성된다. 봄비 내리는 산길에서 나를 관찰하는 일은 커다란 위안이다. .. ::신작시::/조원동 원림 미학 2024. 10. 10. 백차 우전 -섬진다원 백차 우전 -섬진다원온형근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화개 장터는 늘 북적인다. 헤식어 볼 게 없을 때 강 건너 광양 쪽 산자락 떠올린다. 속마음 좀체로 내 놓지 않는 차 농사에 진심인 차인 섣부른 숫기라고는 애초에 갖출 생각조차 없는 이 백운산 등지고 섬진강을 내려보는 꽉 찬 차의 마음으로 시대와 격조가 아무리 흔들어도 요동 한 번 않는다. 시끄러운 통화처럼 세상 금방 바뀔 듯 현란한 지절거림에도 묵묵히 듣다가 기어코 차의 전신에 다가서는 사람 몇 해를 몇 밤을 새벽 이슬 마다 않고 녹차 우전을 덖고 어느 해는 황차를 만들기도 했던 준수한 섬진차의 기력 섬진강 벚꽃 필 때, 매화 필 제, 더는 밀리는 주차장 나서지 말자 옥죈 어느 무렵 백차의 세계에 크게 .. ::신작시::/온전한 숨 :: 나무 詩 2024. 10. 10. 송홧가루 송홧가루온형근 무슨 사연일까 송화 솔솔 날리는 숲정원 지상에 뿌리내린 모든 광합성이 빗김에 떨어진 송화로 그득하여 이파리마다 문양을 새겨 힐끔대고 청량해진 숲길을 챈다. 이염된 이파리마다의 감정은 상할 대로 상한 태고의 반점은 송화 터뜨리는 어쩌지 못하는 푹신함을 멧비둘기 구슬픔에 발걸음을 싣고 지붕 없는 숲길에 꾀꼬리도 운다. 시작 메모>>숲정원에 송화 가득 피었다. 송화 필 때면 송화를 꿀에 타서 시원하게 한 잔 들이킨다. 목마른 계절이 시작된다. 비라도 내린 숲의 잎새마다 태고의 문양으로 잎맥을 다툰다. 같으면서 달라 힐끔댄다. 광합성을 해야 하는 잎새마다 송화 두툼하다. 깻잎에 가루 입혀 튀긴 두께감으로 푹신하다. 송화 터질 때마다 멧비둘기 구슬프.. ::신작시::/온전한 숨 :: 나무 詩 2024. 10. 10. 궁남지 버드나무 궁남지 버드나무온형근 아, 아름다움을 친견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 대부분 그저 백치미를 부리듯 먼 산 응시하는 바람의 상태를 살피는 일인 줄 알았어 어쩌다 바싹 회가 동할 때 응석처럼 생동하다 시무룩해지는 게 풍경의 미학인 것을 왔다 머무는 잠시도 없이 떠나는 절기가 있는가 하면 존재만으로 구경하다가 흠결투성이라 알게 되는 있고 없음을 나누는 게 애초에 늘어진 버드나무 가는 줄기처럼 흔들리는 것을 될 줄 알고 대들었다가 어처구니없다고 웃고 마는 우주적 자아가 있는가 하면 안개에 휩싸였다 개이는 동안 부스스 산발을 드러내는 호숫가 산책처럼 습한 나날도 있어 불어오는 풍문에 방향 잃고 흔들리는 버들잎 연초록 숨결을 나누는 찰나 한순간이 .. ::신작시::/온전한 숨 :: 나무 詩 2024. 10. 10. 개나리 꽃 밀치며 개나리 꽃 밀치며온형근 문 닫다 낀 손톱 메밀국수처럼 물드는 동안 개나리 꽃 밀치며 혓바닥 생김의 잎새 파랗게 치고 오른다. 시작 메모>>언제부턴가 개나리의 봄이 화사함을 넘어섰다. 시골 촌스럽다는 한때를,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유전인자를 지녔음으로 바뀐다. 그 선명하고도 범접할 수 없는 빛의 뚜렷한 착색에 찬탄한다. 잿빛 도시의 콘크리트를 한 번에 생동으로 뒤바꾼다. 미세먼지 뒤집어 쓴 농도 짙은 날도 마다하지 않는다. 어김없이 선명하다. 그 한 때를 기다리느라 꽃 밀치며 파란 잎새 치민다. 2024.10.10 - [::신작시::/온전한 숨 :: 나무 詩] - 연달래 연달래연달래온형근 고개를 바투 세우고 수술과 암술을 활짝 수줍은 듯 당당하게 열어 장하던 연달래라.. ::신작시::/온전한 숨 :: 나무 詩 2024. 10. 10. 연달래 연달래온형근 고개를 바투 세우고 수술과 암술을 활짝 수줍은 듯 당당하게 열어 장하던 연달래라 부르면 좋을 참철쭉 분홍색 바래 홍조는 사라지고 흔들리며 짓무른 비틀림의 몸짓 소멸의 바람에 춤추며 다가선다. 천천히 자라니 미모를 건져올리기에 허술한데 원각루 주변에서 재잘대며 안부를 나눈다. 대답 대신 굽은 소나무 언덕길을 막아서며 뒷켠 솔마당으로 울창한 대숲의 샛길 강바람 포개질까 한쪽 벽 막은 대청마루에 앉아 부용정 연못의 윤슬에 떠나지 못하는 연달래의 화사함을 쐰다. 시작 메모>>연달래는 참철쭉이다. 진달래 피고 지면 연달래가 고개늘 내민다. 수줍으면서 당당한 키를 지녔다. 굽은 소나무 밑에서 홍조를 띤 모습은 미모의 특별한 형상이다. 소.. ::신작시::/온전한 숨 :: 나무 詩 2024. 10. 10. 추석 삼대 추석 삼대온형근 멀고 먼 여행처럼 음복주에 취한다. 그이들 다들 없는데도 단어도 잘 떠 오르지 않더구먼 주문처럼 음복 하나 둘 곁을 떠났으니 나눌, 더 따를 혼자 채우고 비우기를 여러 차례 하나 둘 곁으로 다가서니 또 한 잔, 다시 살피는 누군가는 찾아오고 찾고 두리번 댈까 아무 소용 없는 세상의 끄트머리에 스민다. 손주 보러 나가고 싶은데 낮술 얼그레 해 가급적 머뭇댄다. 불러줄 때까지 기다리겠노라 이 찢어지는 가슴 다독거려 움찔움찔 붉그적 푸르적 시작 메모>>고요하였다가 번듯해진다는 건 자주 본 가까운 이들의 왁자함이다. 명절, 그것도 한가위가 접속이 수월하다. 2024.10.10 - [::신작시::/창작|생산] - 평온 평온평온온형근 깊지 않은.. ::신작시::/창작|생산 2024. 10. 10. 평온 평온온형근 깊지 않은 생각 인다.그때는 반갑고 좋아서 바빠굶고 친구 없이 살기로 선언하여딱 한 명 연락 오는 그 이 고요하니굶는다. 좋을 때는 신나서 행복했고먹고 싶은 게 없었다. 나와 만나는 지금은 화려하여먹고 싶은 게 없다. 시작 메모 >>모두 가진 듯 흐뭇한 날들을 접는다. 2024.10.08 - [::신작시::/창작|생산] - 종아리 종아리종아리온형근 놀라서 우주에서 가장 빠른 용수철 누른다.딴딴해진 근육 경련 파르르 떨며 이크 신음,어쩌지 못하는 순간을 미처 사귀지 못한 혈행 미약으로 냅다 혼미해진 탓일까 자는 일ohnsan.tistory.com2024.10.08 - [::신작시::/창작|생산] - 빛바랜 친절 빛바랜 친절빛바랜 친절온형근 잠깐 꽃을 피웠을 때도 주변이 환하지는 않았다.. ::신작시::/창작|생산 2024. 10. 10. 종아리 종아리온형근 놀라서 우주에서 가장 빠른 용수철 누른다.딴딴해진 근육 경련 파르르 떨며 이크 신음,어쩌지 못하는 순간을 미처 사귀지 못한 혈행 미약으로 냅다 혼미해진 탓일까 자는 일을 멈추고 종아리를 어루만진다.짧은 것은 일하는 거라는데 잠잘 때 종아리는장요근 풀어주느라 알람까지 호출한멀쩡한 낮 시간의 깨어있음과는 달라서 밤자리 애쓴 흔적 계통없어 요란 떠나보다창문 열고 여름 밤 폭우 소리처럼 몰려 다니는탄식 몇 줄기 쏟아 붓고 떠나는 집중호우처럼한쪽 발로 한쪽 종아리 안부를 두들겨 노크한다. 시작 메모>>잠은 설치는 게 아니라 깨라고 있다. 종아리 쥐는 깨우는 알람이다. 지나치지 않다고 가끔이었잖아 라고 항변, 놀라 튀어 오르는 건 예정에 있는 여정이다. 놀라지 말라. 두들겨 문을 열고 만난다. 다룰 .. ::신작시::/창작|생산 2024. 10. 8. 빛바랜 친절 빛바랜 친절온형근 잠깐 꽃을 피웠을 때도 주변이 환하지는 않았다. 아팠다가 괜찮았다가 끊임없이 나를 봐 달라는 수습 어려운 왼쪽 허벅지를 파고드는 협착처럼 여러 날을 너와 나는 옹기종기 사는 수밖에 없었지 알거나 헤아리지 못하는 사이 송화가루 분칠하고 여름의 가뭄과 다습이 교차할 때 벌레는 구멍을 뚫고 보잘 것 없는 외면으로 먼 발치였어도 괜찮다 했다. 언덕을 치고 오르는 신선한 바람은 알았겠다. 어디서 보랏빛 생경스러운 이치를 따왔는지 내려가는 길에서 안보이던 게 친절하게 삐죽 내민다. 한 무리 뭉쳐 자라거나 떨어져 있거나, 누리장나무의 열매가 입을 봉하였다 터졌을 때, 저 천의무봉의 표정과 깨끗한 도발이 가히 내 마음에 모셔질 궁극의 도법이 아니겠는가 시작 메모원림을 노니는.. ::신작시::/창작|생산 2024. 10. 8. [#나무단상]0002 - 노린재나무 [#나무단상]0002 - 노린재나무 산 언덕 길을 치고 오르다보면 제 멋에 고고한 티를 내며 돋보인다. 우산처럼 펼쳐진 단아한 비율이 일찌감치 세상 일 다 산듯한 탈속의 자태이다. 내 놓고 양해를 얻어서 엿본다. 저 정도면 저잣거리에 내 놔도 남 눈치 볼 계제는 아니겠다. 4월 30일이 허망하다 뭐가 이리 공중으로 꽃가루 뿌연지 앉을만한 곳마다 엉덩이 지문이 남는다. 바투 두 다리 세워 짝발로 버팅긴다. 조원동 원림의 노린재나무 치오른 가지마다 봉긋한 꽃송이가 전체 수형으로 포물선을 긋는다. 바짝 숙여 다가선다. 꽃잎 다섯 장에 제멋대로 산발한듯 솟아난 수술마다 토즈를 신었다. 노린재나무는 매염제媒染劑로 사용한다. 그래서 황회수黃灰樹라는 이름을 얻었다. 노란 재를 염색에 이용한다는 말이다. 서거나 앉아 .. ::나무와함께 2024. 5. 1. [#나무단상]0001-덜꿩나무 [#나무단상]0001 - 덜꿩나무덜꿩나무는 봄꽃에 지친 어느 시점에 슬그머니 한쪽 구석에서 얼굴을 내민다. 소박하다 못해 봐주지 않는 사이 피고 진다. 조원동 원림에서 가장 외지고 번화롭지 않은 구석이라 스치기에 평화로운 곳에 산다. 내가 발견한 것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게끔 주입한다. 열매가 열리면 새들에게 주목받는다. 쉽게 털린다. 수더분한 포즈로 살지만 꽃 피는 한 시절의 순수한 미학이 아리다. 도시의 길가에 이제 막 피려는 산사나무의 꽃봉우리가 잡혔다. 여전히 새잎의 반짝임이 과하지 않게 눈부시다. 평소 1시간 짜리 미음완보가 3시간의 통증 동반으로 원림을 소요한다. 오늘은 경락마사지가 떠오른 김에 과거의 기억을 헤집어 꺼낸다. 근육이 쪼개지는 느낌을 달랠 수 있으려나.- 이천이십사년 사월 스무이.. ::나무와함께 2024. 4. 27. 조팝나무 조팝나무온형근 새카만 밤중을 조금도 쉬지 않고 눈 내리며 소나무 가지 휘청대던 꼭두새벽처럼금방 빨아 다듬이로 두들긴 엄마의 옥양목을 펼쳐 놓은 듯 겨울 지낸 목화 이불솜 새로 타서 펼쳐 놓았을까 낭창낭창 조청에 버무린 유과였다가 입언저리로 너풀너풀 쌀튀밥이었던 천지를 하얗게 뒤덮은 조팝나무 환하다. 시작 메모 >>조팝나무 꽃이 세상을 환하게 비출때면, 봄이 이미 여름을 향하여 손짓할 때이다. 조팝나무의 꽃이 세상을 환하게 한다는 것은 이처럼 고결한 색상을 내는 게 없다는 의미, 옥양목이 주는 뻣뻣함도 조팝나무 군락은 지닌다. 2024.04.09 - [::신작시::/나무 詩] - 꽃바람 꽃바람꽃바람 온형근 비가 오고 질척댔고 울적했다. 꽃은 피었고 벚꽃은 들떴다. 날 좋은 봄날이라고 벚꽃 명소마다 배.. ::신작시::/온전한 숨 :: 나무 詩 2024. 4. 22. 안동 고산정 협곡에서 안동 고산정 협곡에서온형근 당신에게 다가서는 길이 셀 수 없이 많았음을 우린 서로 몰라도 된다. 어떤 풍파와 그런 가로막음과 저런 깨어짐이 살여울 즐비하였다는 사실조차 알 바 아니다. 하나였던 산줄기 암벽이 터져 헤어졌으니 홀로 외로운 산이어서 고산이고 떨어져 푸른 손짓 하니 취벽이다. 네가 고산으로 나를 부르고 내가 취벽으로 하여금 모래톱을 걷는다. 낙동강은 본선만으로 긋지 않는다. 숱한 지선으로 흐트러지고 헝클어졌다가 남은 물줄기 하나가 아름다운 소나무 협곡을 만나 결기에 찬 행보를 거듭하여 그대를 잇는다. 푸른 산을 향해 두 손 모은 선학대는 맑고 푸른 못 속에 드리워 이리저리 출렁이고 이녁과 별유천지인 고산정 원림을 품는.. ::신작시::/시의 풍경을 거닐다 2024. 4. 14. 꽃바람 꽃바람온형근 비가 오고 질척댔고 울적했다. 꽃은 피었고 벚꽃은 들떴다. 날 좋은 봄날이라고 벚꽃 명소마다 배달 앱은 에스엔에스에 편승하여 빛나게 달렸다. 손주와 나선 가족에게 도시락과 돗자리는 소풍의 절정이다. 누군가는 최고의 순간이었을 봄날 풍경 그날은 거짓말처럼 사전 투표도 따뜻했다. 자고 나니 숲의 바람이 세차다. 꽃잎 길가에 가득하여 꽃길만 걸으라더니 꽃길이 아니라 꽃바람 날리는 출근이다. 꽃길도 바람이 불면 새길을 낸다. 잎 먼저 나온 산벚나무에게 꽃의 품격을 넘긴다. 2024.04.06 - [::신작시::/나무 詩] - 나무의 떨림 나무의 떨림나무의 떨림 온형근 나무의 새 순은 제 잎 모양을 모른다. 그러니 아이의 입술 내민 삐침이며 심드렁 펼쳐 내기 전.. ::신작시::/온전한 숨 :: 나무 詩 2024. 4. 9. 나무의 떨림 나무의 떨림온형근 나무의 새 순은 제 잎 모양을 모른다. 그러니 아이의 입술 내민 삐침이며 심드렁 펼쳐 내기 전에는 세필이라 그릴 게 없어 두렵고 신산하여 긋고 말고 할 여지 애초에 불러내지 않았을 봄바람에 흠뻑 젖는다. 이파리 가장자리에 결각을 낼지 잎 표면에 곡진한 주름을 깊게 낼지 흔적만 낼지 기하의 규칙일 수밖에 없음을 알면서도 한 번씩 비틀고도 싶고 아무나 달려들어 긁어댈까 봐 거친 융모를 앞뒤로 두를지까지도 애먼 데 먼산에는 별 말고는 빛나지 않았으니 처음 색깔을 청초하게 시작하여 묵직하게 덧칠할지 유화로 반짝이거나 두툼할지를 내 맘대로 못하는 게 어디 있겠냐던 실존은 애초에 잎자루 길이조차 알 수 없었으니 나무의 새순이야말로 천진난.. ::신작시::/온전한 숨 :: 나무 詩 2024. 4. 6. 만휴정 외다리 만휴정 외다리 온형근 만휴정 오르내리는 냇길 둑마다 개나리 노란 꽃눈 울먹이며 터지려 안달이다. 금방이라도 망울 터트려 가슴을 활짝 펼칠 기세 내 집의 보물은 청렴과 결백 바위글씨 새겨진 너럭바위에 비스듬히 누워 손을 괸 채 풍류에 든다. 너럭바위 다가선 거대한 흑갈색 암반을 한 송이 진달래꽃이 벋댄다. 산자락 아래로 부는 바람이 왼쪽 어깨를 툭 치길래 돌린 고개 거기 그 자리에 작은 생강나무 천지인의 세상에 나온 첫 꽃망울인 듯 다소곳이 물길을 내려다본다. 오른쪽 어깨 저편 둑길에 핀 환한 생강나무 제법 굵은 줄기에 생동이라는 문장을 반점으로 새겼다. 천 년 억겁을 지닌 너럭바위의 품은 산맥의 암반과 마주친 곳에 골 하나 내준다. 물길이 빠른 몸놀림으로 소리 내며 흐른다. 꼭 내주는 데로 흐르라고 댓잎.. ::신작시::/시의 풍경을 거닐다 2024. 4. 2. 가이락기락야 가이락기락야 可以樂其樂也 술을 즐긴다는 건 술 마시는 순간을 놀이처럼 여겨 후련함을 만끽하고자 함이다. 세상 모두가 제 뜻이 서려 제 안에 가두어 둔 생각만 넘친다. 내 것을 너에게 주고 네 것을 내가 얻는 데 드는 공력에 비해 더디고 둔하다. 움츠렸다 뛰듯이 기다리고 있다는 건 어찌 보면 음흉하다. 상대의 심리를 읽고 헤아려보는 따스함이 아쉽다. 정감은 그렇게 탄생하여 진한 여운이 되고 감동으로 적립한다. 그게 아니라 역으로 제 이로움을 챙기려 사람의 허술함을 좇는다면 반드시 후환이 있어 설명할 수 없는 찝찝함이 계속 누적된다. 내 것은 안으로 감춘다. 아니다 내놓을 게 없다. 그러니 갈무리도 없다. 제 하는 많은 일정과 약조는 제 것이다. 다만 순간을 놀이처럼 순수하였던 동일시의 관계가 달라졌다. 그.. ::禪達茶會 2024. 3. 23. 선계를 비질하다 선계를 비질하다온형근 출몰 시간을 따져 보았으나 미궁이다. 어디서 나타났을지 빗자루는 싸리나무여서 불타는 화력으로 날아다닐지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상체만 숙인 체 힘찬 비질이었을 산길 가장자리로 선명하게 긁은 빗자루 자국이 여울 물결 신선이 선계를 비질할 때는 인시寅時 산짐승도 사람의 흔적도 없어 산길을 수놓는 싸리비의 넘실댐이 엿보이지 않는 아득한 시간 자유자재로 유영하는 그의 득도는 산길을 거닐며 가꾸는 정화의 맨발 빗자루로 산길을 쓴다는 것이 그의 초월이 욕망을 벗어나 그저 그런 것임을 즐기는 모습 2024.03.14 - [::신작시::/조원동 원림] - 큰오색딱따구리 큰오색딱따구리큰오색딱따구리 온형근 봄은 어느 날 쓰윽 찾아오는 것 이라면 .. ::신작시::/조원동 원림 미학 2024. 3. 19. 쥐똥나무 새순 쥐똥나무 새순 온형근 춘분 다가선 숲으로 드는 햇살은 겨우내 묵은 산비탈 초입의 쥐똥나무 새순 양지 밝은 여린 심성을 꼬드겨 일 낸다. 원림 숲은 쉽게 곁을 내주지 않아 산들바람에 실어 온 따스함에 옷깃을 여미는데 둔하여 불감이려니 거들떠보기를 외면하였더니 어느새 환한 샛노랑을 들고일어난다. 2024.03.11 - [::신작시::/나무 詩] - 소나무 명상 소나무 명상 소나무 명상 온형근 폭설, 쯤이야 혹한에도 거위털외투 거들떠보거나 춥다고 오리부추구이 입맛 다시지 않았다. 산수유 꽃눈 터지려는 파열음, 모골이 송연해질 때도 나는 강건하여 딱따구리에 ohnsan.tistory.com 2024.03.08 - [::신작시::/나무 詩] - 꽃눈 꽃눈 꽃눈 온형근 옆으로 누운 채 무릎 접은 사지는 고슴도치처럼.. ::신작시::/온전한 숨 :: 나무 詩 2024. 3. 18. 산목재 언덕 마루 산목재 언덕 마루온형근 무릎 연골 달래어 쪼그려 앉는다. 숲을 비집고 학교 운동장의 왁자함이 간간하다. 지난밤 쩍 하며 꺾인 소나무는 아직도 시퍼렇다. 언덕 마루에서 한참 갈 곳 놓친 시선으로 진달래 꽃망울 수런댄다. 다시는 기웃대지 않겠노라는 물까치 몰려다니듯 떼쓰지 않겠노라는 겨우내 차던 볼에 춘풍 약산성으로 살랑인다. 화답은 기약 없는 푸르른 편지 움츠렸던 생각들이 들고일어나 숲길은 들썩이고 기다렸을까? 꿈틀거리는 미물 같은 염두를 향하여 달려드는 새의 부리 산목재 치고 오르는 춘정은 저만치 지고 필테지 ::신작시::/조원동 원림 미학 2024. 3. 15. 이전 1 2 3 4 5 6 7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