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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함께567

[#나무단상]0002 - 노린재나무 [#나무단상]0002 - 노린재나무 산 언덕 길을 치고 오르다보면 제 멋에 고고한 티를 내며 돋보인다. 우산처럼 펼쳐진 단아한 비율이 일찌감치 세상 일 다 산듯한 탈속의 자태이다. 내 놓고 양해를 얻어서 엿본다. 저 정도면 저잣거리에 내 놔도 남 눈치 볼 계제는 아니겠다. 4월 30일이 허망하다 뭐가 이리 공중으로 꽃가루 뿌연지 앉을만한 곳마다 엉덩이 지문이 남는다. 바투 두 다리 세워 짝발로 버팅긴다. 조원동 원림의 노린재나무 치오른 가지마다 봉긋한 꽃송이가 전체 수형으로 포물선을 긋는다. 바짝 숙여 다가선다. 꽃잎 다섯 장에 제멋대로 산발한듯 솟아난 수술마다 토즈를 신었다. 노린재나무는 매염제媒染劑로 사용한다. 그래서 황회수黃灰樹라는 이름을 얻었다. 노란 재를 염색에 이용한다는 말이다. 서거나 앉아 .. 2024. 5. 1.
[#나무단상]0001-덜꿩나무 [#나무단상]0001 - 덜꿩나무덜꿩나무는 봄꽃에 지친 어느 시점에 슬그머니 한쪽 구석에서 얼굴을 내민다. 소박하다 못해 봐주지 않는 사이 피고 진다. 조원동 원림에서 가장 외지고 번화롭지 않은 구석이라 스치기에 평화로운 곳에 산다. 내가 발견한 것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게끔 주입한다. 열매가 열리면 새들에게 주목받는다. 쉽게 털린다. 수더분한 포즈로 살지만 꽃 피는 한 시절의 순수한 미학이 아리다. 도시의 길가에 이제 막 피려는 산사나무의 꽃봉우리가 잡혔다. 여전히 새잎의 반짝임이 과하지 않게 눈부시다. 평소 1시간 짜리 미음완보가 3시간의 통증 동반으로 원림을 소요한다. 오늘은 경락마사지가 떠오른 김에 과거의 기억을 헤집어 꺼낸다. 근육이 쪼개지는 느낌을 달랠 수 있으려나.- 이천이십사년 사월 스무이.. 2024. 4. 27.
103-이종문, 묵 값은 내가 낼게 묵 값은 내가 낼게 / 이종문 그해 가을 그 묵 집에서 그 귀여운 여학생이 묵 그릇에 툭, 떨어진 느티나무 잎새 둘을 냠냠냠 씹어보는 양 시늉 짓다 말을 했네 저 만약 출세를 해 제 손으로 돈을 벌면 선생님 팔짱 끼고 경포대를 한 바퀴 돈 뒤 겸상해 마주보면서…… 묵을 먹을 거예요 내 겨우 입을 벌려 아내에게 허락 받고 팔짱 낄 만반 준비 다 갖춘 지 오래인데 그녀는 졸업을 한 뒤 소식을 뚝, 끊고 있네 도대체 그 출세란 게 무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 출세를 아직도 못했나 보네 공연히 가슴이 아프네, 부디 빨리 출세하게 그런데, 여보게나, 경포대를 도는 일에 왜 하필 그 어려운 출세를 꼭 해야 하나 출세를 못해도 돌자, 묵 값은 내가 낼게 [온형근의 詩視時] 묵밥을 좋아한다. 가끔 그 고소한 맛으로 고.. 2019. 1. 15.
102-천양희, 그늘에 기대다 그늘에 기대다 / 천양희 ​ ​ 나무에 기대어 쉴 때 나를 굽어보며 나무는 한 뼘의 그늘을 주었다 그늘에다 나무처럼 곧은 맹세를 적은 적 있다 누구나 헛되이 보낸 오늘이 없지 않겠으나 돌아보면 큰 나무도 작은 씨앗에서 시작된 것 작은 것이 아름답다던 슈마허도 세계를 흐느끼다 갔을 것이다 오늘의 내 궁리는 나무를 통해 어떻게 산을 이해할까, 이다 나에게는 하루에도 사계절이 있어 흐리면 속썩은풀을 씹고 골짜기마다 메아리를 옮긴다 내 마음은 벼랑인데 푸른 것은 오직 저 생명의 나무뿐 서로 겹쳐 있고 서로 스며 있구나 아무래도 나는 산길을 통해 그늘을 써야겠다 수풀떠들썩팔랑나비들이 떠들썩하기 전에 나무들 속이 어두워지기 전에 [온형근의 詩視時] 기대고 싶을 때가 있다. 마냥 허투루 떠들썩하면서 놀고 싶다. 하루.. 2019. 1. 13.
101-김삼환, 그리움의 동의어 그리움의 동의어 / 김삼환 새벽 풍경 지켜보는 새라 해도 좋겠다 내 몸 안에 흐르는 강물이면 어떤가 산책로 비탈에 놓인 빈 의자도 좋겠다 버리기 전 세간 위에 지문으로 새겨진 눈물 흔적 비춰보는 달빛이면 또 어떤가 그날 밤 술잔 위에 뜬 별이라도 좋겠다 깨알같이 많은 어록 남겨놓은 발자국에 비포장 길 얼룩 같은 달그림자 지는 시간 빈 방을 돌고 나가는 바람이면 더 좋겠다 [온형근의 詩視時] 그리움을 닮아 있는 날들이 있다. 종일 내내 그리움일 수 있는 그런 날들도 있다. 나의 그리움은 연말부터 시작되어 매일 茶禮를 올리는 것으로 이르렀다. 오늘은 녹차를 우려서 정결하게 올린다. 이제는 혼자 사니까, 속으로 뇌이는 게 아니라, 겉으로 중얼대며 말한다. 아버님과 어머님의 호칭을 매일 달고 사는 것이 된 셈이.. 2019. 1. 12.
꽃피는 순백의 시간 #나무에게 #조경교실 #온숨 #2018년오월 #휴림산방 작년 비가 오는 장마철 진흙되어 뭉쳐진 채 심었던 기억속에서, 올해 통꽃으로 꽃망울 단단하게 여미고 불툭대며 바람과 어울린다. 고추잎 닮아 고추나무, 꽃피는 순백의 시간으로 이름을 잊는다. https://t.co/infMKS8iuQ 2018. 5. 7.
삽목 관리 준비없이...여기저기 깨져가는 장방형 화분..트럭 한 차 부어놓은 마사질 흙..오래된 펄라이트와 버미큘라이트를 적당히 버무려 나무수국을 약간 늦게 삽목했다. 화분이 깊어 처음에는 과습이더니 이제 어느정도 뿌리가 생겼다. 어느 한 날 바짝 말라 고비를 넘긴 후부터는 출근하자마자 .. 2017. 6. 8.
목장갑 이 년을 외유처럼 보냈다. 그 이 년 동안 몇 가지 분명한 것들의 실천에 철저했다. 내가 하는 방식이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이고 궁리의 바탕에서 시도되는 것이기를 희망했다. 통했는지 동료 역시 내 방식을 존중하여 지켜줬다. 그 역시 궁리를 했던게다. 사용한 목장갑은 물에 비.. 2017. 3. 22.
큰 맛과 귀한 만남 식은 차를 보온병에서 따른다. 24시간이 지났다는 말이다. 보온의 하루를 외면하였겠다. 황차의 풍미가 입안을 씻어낸다. 추사는 말년에 인생의 가장 큰 깨달음의 달관을 주련에 담았다. 대팽두부과강채 고회부처아녀손 부러움 없이 큰 탈 없이 살던 추사가 겪었을 곡진한 삶과 영.. 2017. 2. 27.
잠적 잠시 흔적을 지운다. 세상의 일원으로 지내온 지나온 날들을 살필 일이다. 생각은 꽤나 진보였고 배려 또한 남다름이었건만 그것을 풀어내는 말은 거칠었을까. 아마 의미 부여와 얼굴 긴장이 상대방을 우울하게 할 거라는 생각에서이다. 나는 어렵게 도달하였지만 아주 쉽게 풀어.. 2017. 2. 7.
꼭두각시 뭔가 하고자 이루고자 애쓰는 건 자연스러운 진화이다. 일상이 그래서 소중하다. 일상이란 자신을 읽어내는 수준의 범위에서 비롯된다. 되돌아보고 접을 줄 아는 것을 지혜라고 했다. 지혜는 소박하여 내 세울게 없는 지리멸렬한 속성을 한 축으로 성립한다. 더 우려나지 않는 차.. 2017. 2. 7.
시 창작 접근 방법 시 창작 접근 방법 2016. 8. 7.
산벚나무-루즈 바른 그 입술 황금의 눈 배호 1.사랑을 아시나요 모르시나요 내 마음을 잃어버린 황금의 눈 막막한 이 한밤을 술에 타서 마시며 흘러간 세월 속에 헐벗고 간다 아 ~ 황혼길에 불타오른 마지막 정열. 2.사랑을 아시나요 모르시나요 내 마음을 찟어버린 황금의 눈 꽃같은 그 입술은 어느 손에 꺾였나 .. 2015. 12. 11.
電線 아래 낮은 위요 도시의 가로수 심는 것은 쉬웠으나 관리는 어렵다. 숲에서 살다가 숲을 베어내고 도시를 만든다. 도시를 살다가 숲을 찾는다. 숲으로 들기도 하지만 숲을 만들기도 한다. 빠른 추진력으로 세계적인 치산녹화를 자랑하는 나라다. 그 동력을 중국과 몽골에 수출하자고 수런댄다. 그런 여력과 기술, 고급 인력이 즐비하다. 마차가 다니던 신작로에서 차량 가득한 도로로 거듭나는 동안 가로수도 몸살을 앓는다. 급한대로 식재한 가로수들의 대부분은 몇 번의 교체를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91년 12월 말,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2백만 그루의 가로수가 식재되어 있고, 은행나무(36.3%), 플라타너스(17.6%), 수양버들(4.3%), 벚나무(5.3%), 현사시(7.3%), 포플러(9.5%) 등 6개 수종이 전체 7.. 2015. 9. 1.
장안문에서 팔달문 사이 걷기 운동으로는 민망할 거리다. 사람 꽤나 종종거린다. 화성 걷기로 치면 성안으로 두둑한 흙길이겠으나 도심은 딱딱한 포장길이다. 좁아서 마주치거나 버스정류장 근처는 더디다. 사람으로 뭉쳐있다. 교통의 퍼짐이 능수능란하다. 언제부턴가 이곳 몰골을 엉성하게 지켜냈던 플라터너스 가로수가 달라졌다. 흉내만 내다 말겠지 했다. 그러더니 수원의 명경으로 뜬다. 나만 그랬을까. 장안문에서 팔달문 사이의 가로 경관이 플라타너스로만 치환된다. 장하다. 해 거듭 날로 진화된다. 자리 잡는다. 직방형 수관이 멋지다. 프랑스 파리의 피나무가 따라올까. 그들은 지상부를 연이어 붙이지 않던가. 띄엄거리며 땅을 내딛었으나 원래 서있던 자리다. 도심 가로를 향한 상가 빌딩과 친하게 닮아 있다. 건물과 가로수가 손 잡고 밤마다 내통하.. 2015. 8. 31.
오래된 옥잠화 오늘이 보름이다. 음력 칠월이니 칠석도 지난 그런 보름달이 떠오를 것이다. 보름달이 휘영청 밝을 때 바라보는 옥잠화를 상상한다. 흰색은 밝아서 눈길을 끈다. 반짝이는 흰색은 더더욱 처량할 정도로 서럽다. 달빛에 서로 뽐내는 옥잠화가 그랬다. 여주농업경영전문학교를 개교하면서 조경설계를 맡았고, 시공까지 직접 완료한 일이 까마득하다. 북향의 건물 아래 식재할 수 있는 음지 식물로 당시 덜 알려진 구상나무를 고집하였다. 물론 주목도 함께 도입하였다. 문제는 지피식물이었다. 나는 전체를 옥잠화로 식재하기로 결정하였고 전체 군식으로 처리하였다. 20여년 지난 지금 이 옥잠화는 세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 갱신 시기를 놓친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집단미를 보여준다. 늦은 밤 달빛에 어울리는 옥잠화를 보면 몸서리친다... 2015. 8. 31.
상수리나무 수원에서 용서고속도로 진입할 때, 뺑 돌면서 만나는 상수리나무 미끈한 군락지를, 비 맞아 반짝거리는 날 지나 보았는가. 청량하고 익숙한 산자락을 접어 든 것처럼, 아무도 없는 산길 가장자리를 서성이는 것처럼, 막연한 시원의 여행처럼, 지나다가 저렇게 뽐내는 몸매는 누가 만들었.. 2015. 8. 25.
슬픔같은 체념 ++++ '나무수국 잔치길' 어제 나오다가 길을 놓치고 말았다. 흔적은 마음의 거처이고 그 마음이 머무는 곳은 일이고 단순 반복이어서.. 거기에는 노동과 땀과 슬픔같은 체념 눈물같이 정제된 빛나는 고통을 수반한다. 그래서 아름답다. ++++ 2009년^ 여주 이 정원을 조성하고는 2010년 .. 2015. 7. 31.
핀오크 이야기를 마치면서 핀오크 이후 5년을 더 근무하고 전출하였다. 내가 떠날 때 핀오크는 7년생이 되었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핀오크는 원산지 미국에서 보통 성목으로 자랐을 때 수고 15-28미터, 흉고직경 30-50센티미터로 보고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령 25년생일 때 수고 18.8미터, 흉고직경 22센티미터 정도였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6년생에서 핀오크 수고 5.2미터 흉고직경 5.9센티미터라고 임목육종연구소 시험림에서 보고한 기록도 있다. '핀오크(1-0묘)와 루브라참나무(1-0묘), 로버어참나무(1-0묘), 상수리나무(1-1묘) 6년생을 상호 비교하였는데, 상수리나무를 100으로 하였을 때, 핀오크의 수고가 124%, 흉고직경이 113%로 보고되고 있다. 상수리나무의 식재당시 연령이 핀오크보다 1년 더 많은 .. 2015. 7. 6.
다시 과수원을 떠올리다. 다시 94년의 과수원을 떠올리다. 그 과수원을 이용하여 핀오크 1-0묘를 식재하라는 것은 결정권자의 지정이다. 핀오크 육성을 위한 밭으로는 접근성이 좋아 수시로 관리하기에 이상적인 장소였다. 협농 우사와 돈사에서 나오는 분뇨는 트랙터에 탱크를 연결하여 운행된다. 핀오크 묘목이 심겨진 밭, 그것도 3-5월초까지 매달려 심은 핀오크 1-0묘 식재지를 거대한 무게를 지닌 트랙터 바퀴가 짓밟고 다니면서 분뇨를 쏘아 댄 것이다. 뛰어 나가보니 참단함 뿐이었다. 가슴에서 분노가 치올랐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행위가 공공기관, 그것도 자영농 육성을 목표로 교육 활동이 이루어지는 학교에서 일어난 것이다. 그 이후의 언쟁과 실망과 낙심은 내 몫이었다. 서른 다섯의 나이에 세상을 다시 배워야 하는 지경으로 되돌렸다. 남.. 2015. 7. 6.
학교 과수원 그래서 확보된 곳이 학교 과수원이었다. 핀오크 1-0묘를 94년 봄에 이식할 수 있었다. 새로운 줄을 띄워 상을 만들고 내가 맡은 5학급 학생 모두 봄철 내내 묘목 옮겨심기 실습을 하였다. 식재 완료하니 벌써 5월이었다. 그을린 얼굴 속에서 한시름 놓게 되었다. 뿌듯한 마음을 뒤로 하고 바쁘게 뛰었던 프로젝트를 접고 실습 이후의 이론 정리와 과제 수업에 매진한다. 그럴 즈음에 달려와서 큰일 났다고 알려준 사람은 다름아닌 초지 전담반의 분뇨 처리 당사자였다. 분뇨를 뿌리면서도 아니다 싶어서 내게 알려준 것이다. 고마웠다. 나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불협화음과 불통의 연속이었다. 나를 제외하고 핀오크 1-0묘를 식재한 곳에 트랙터 바퀴로 짓밟으면 분뇨를 뿌리게 한 것은 조직 문화가 아니다. 같은 직장에.. 2015. 7. 6.
새로운 걱정이 찾아오다 새로운 걱정이 찾아온다. 그렇게 여름과 가을을 보내면서 새로운 걱정이 그동안 쏟은 정성만큼의 크기로 스멀대며 찾아든다. 이제 1년생 묘목을 판매할 것인가, 아니면 계속 육성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계속 육성하여 더 키운다면 1-0묘를 식재하여 6년 후면 수고 5.2미터, 흉고 5-6센티미터를 만들 수 있다는 자료에 근거하면 94년인 지금 1-0묘를 이식하여 2000년부터는 흉고 5-6센티미터의 핀오크가 조경수로 식재 가능해지는 것이다. 물론 그 6년의 기간에 이 묘목이 서 있을 자리를 찾아야 하는 가장 곤혹스러운 문제가 생긴다. 처음 종자를 수입하여 재배할 때 이미 이런 문제를 제기하였고, 관리자로부터 아무 걱정 마라, 이 학교에 심을 땅은 수두룩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 장소를 이제 결정해야 할 때.. 2015. 7. 6.
수분 유지 계절을 넘긴다. 덮어 둔 짚이 토양 습도를 유지한다. 서서히 짚 몇 개씩 빼내면서 장마철까지 노지 양묘로 일관하였다. 노지 양묘로 충분했다. 보통 포지 선정을 배수가 잘 되고 종일 햇빛이 드는 곳이라 했는데, 이곳 토양은 마사토질이었고 오랜 시간 양묘에 의하여 땅이 충분히 사양토였고 pH 5.5-6.5를 유지하였다. 토양소독과 종자소독은 생략하였다. 수입된 종자의 관리 정도가 믿음이 갔다. 되도록 빠르게 파종하기로 하여 3월말에 파종을 마친 것이다. 핀오크 종자 알수를 다시 세어본다. 핀오크 종자의 순량율은 국내 상수리나무에 준하여 적용하였다. 90%였다. 역시 발아율도 60-90%였다. 리터당 평균 500알수이고, 20리터들이 드럼통 10개였으니 500알*20리터*10드럼통=10만 개의 종자였다. 10.. 2015. 7. 6.
살아 있는 교육, 자영농 육성 핀오크 생산은 살아 있는 교육이다. 특정 나무를 지칭하는 게 아니다. 어느 나무였든, 준비과정에서 파종하여 싹이 트고 가꾸는 모든 프로그램은 같다. 나무마다 조금씩 다른 특성은 있지만 기본 진행 과정의 실천은 대동소이하다. 마치 모든 채소를 다 길러보거나 모든 가축을 다 길러봐야 하는 것이 아니라 카테고리별 대표성으로 접근하는 것은 주어진 교육과정 운영의 요점이겠다. 핀오크라는 참나무류 나무를 생산한다는 것이 다른 많은 나무의 생산과정과 연계해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하여 자영농 육성이라는 학교 교육 목표에 근접할 수 있다. 미국 원산지의 참나무는 크게 참나무는 2개의 범주로 나눈다. 이름하여 Red Oak(또는 Black Oak)와 White Oak 이다. 이 2개의 아속으로 분류하는데, 레드오크 또는 블.. 2015. 7. 6.
새싹이 나오다 발아세라는 게 있다. 일제히 같은 기간에 싹이 돋아나오는 세력이다. 와 이게 어찌된 일인가 며칠 사이로 핀오크 싹이 돋아나는데, 이건 완전히 소나기 맞고 신나서 펄떡펄떡 뛰 다니던 유년의 어떤 기억처럼 그렇게 신났다. 핀오크의 발아세는 무서웠다. 일찌기 이천에서 4년여를 경험해보지 못한 강한 씨앗이다. 발아율이 90%를 웃돈다. 속에서 환호가 터진다. 교과서에 기재된 사항을 교과서대로 실천하였더니 그대로 싹이 나오는 것이다. 과히 살아 꿈틀대고 움직이는 운동성까지 지닌 교과서였으니 나와 학생들의 자부심은 남다르고 대단하였다. 새싹이 나왔다. 볏짚을 밀어내며 점파한 위치에서 고개를 내민다. 삐쭉삐죽 내미는 싹들이 예뻤다. 멧비둘기 울어대다. 여주 북성산에서 멧비둘기가 '꾸우꾸우 꾸꾸' 하면서 깊은 콘트라베.. 2015. 7. 6.
새쫓기 파종 후 바로 비가 내렸다. 속마음으로 뛸 듯이 기뻤다. 짚을 한 뭉치씩 잡고 꺼풀을 벗겨낸 속살 드러난 짚을 1미터 床에 짚 밑단이 양쪽으로 향하게 두 줄씩 겹쳐 덮었다. 가지런히 같은 두께가 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곳곳에 내 손길이 따라 다닌다. 마무리와 정리는 내 몫이다. 거친 것을 거칠지 않게 하는 일이다. 그런 다음 바람에 날리거나 흩어지지 않도록 새끼줄을 세로로 길게 늘어뜨린다. 2줄로 늘어뜨린 것을 3-5미터 간격으로 새총가지 만들어 놓은 것으로 꾹 눌러서 고정한다. 짚을 안정시키는 일이다. 새총가지는 2열 교호식재 방식으로 배치한다. 학생들에게 2열 교호식재에 대한 설명을 놓치지 않는다. 실습 중에 하는 중요한 학습 콘텐츠가 많다. 칠판에서 1시간 설명할 것도 현장에서는 5분안에 마칠.. 2015. 7. 6.
핀오크 播種 핀오크 종자는 도토리 크기였다. 파종방법은 교과서에 산파, 조파, 점파가 나와 있는데, 도토리 크기인 핀오크는 점파로 파종한다. 파종을 위해서 준비해야 할 일이 많다. 순서대로 준비하여 농사를 짓는 사람은 없다. 동시다발적이어야 한다. 볏짚과 새끼줄을 준비하였고, 개나리 울타리에서 흙꽂이용 가지를 전정가위를 풀어서 만들었다. 핀오크 파종을 위하여 기존 육성목을 모두 이식한 텅 빈 밭은 평소보다 4배 이상 더 넓어 보였다. 트랙터가 신나게 로터리를 친다. 경운 후 쇄토와 정지를 하는 과정을 힘 좋은 트랙터로 반복 쇄토로 밭은 정리한다. 하기야 지금도 그렇지만 힘 좋은 트랙터로 소위 로터리질만 잘하면 로터리 전과정과 후과정이 생략된다. 그만큼 밭이 오랫동안 묘포장으로 단련이 되어 돌도 없고 밭흙이 착착 감길.. 2015. 7. 6.
핀오크와의 만남-프롤로그 1993년 3월이다. 핀오크를 파종한 것이. 핀오크 종자를 수입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였던 한 해가 있었기에 10 드럼통의 핀오크 종자를 준비할 수 있었다. 10 드럼통의 도토리만한 핀오크 종자가 모두 몇 개인지를 알기 위하여 간단한 산수를 하였다. 1미터 床(bed)에 가운데 1개 양쪽 3개씩 7개를 파종하고 앞 뒤 간격을 10센티미터로 결정하였다. 그러니 총 종자 알 수와 파종량이 계산되어지고, 면적에 맞는 묘포 설계가 가능해진다. 이때의 설계 경험과 전임지 이천에서의 설계 및 구획, 파종, 재배치 식재 등의 경험이 아직까지 내게 가장 큰 재산임에 틀림없다. 아무나 이런 직접적인 고민과 실천이 가능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기존 묘포장에 육성되고 있었던 나무들을 이식해야 한다. 크고 작은 나무들이 꽉 들.. 2015. 7. 6.
찰피나무 분분한 꽃날림 찰피나무 분분한 꽃날림 / 온형근 꼭 여기여야 만난다. 이번에는 청계사다. 그때 치악산 구룡사에서도 그랬고, 서울농대 수원캠퍼스에서도 그랬다. 처음 만난 듯 늘 새롭고 고개 쳐들고 숙이질 못한다. 벌들은 또 그리 왱왱대며 주위를 맴도는지 늘 기억 속에 벌과 꽃이 함께 한다. 찰피나무를 좋아하게 된 것은 저절로다. 어느 하나 놓칠 게 없는 나무다. 수형이 반듯하고 꽃이 밀원이라 벌에게는 꿈같은 보금자리에 놓인다. 피나무꿀이 그래서 인기다. 인기라고 하면 할 말이 더 있다. 예전에 군대 제대하는 사람들 손에 피나무 바둑판 한 개씩 들려져 있었다고 한다. 나는 그 대열에 끼지 못하였겠다. 아울러 피나무는 종류가 매우 많지만, 목탁에 사용할 정도의 알 큰 나무는 찰피나무가 제격이다. 분분한 꽃망울이 활짝 피어 .. 2015. 7. 1.
찰피나무 찰피나무 분분한 것들 / 온형근 꼭 여기여야 만난다. 그때 치악산에서도 그랬고, 서울농대 수원캠퍼스에서도 그랬다. 처음 만난 듯 늘 새롭고 고개 쳐들고 숙이질 못한다. 벌들은 또 그리 왱왱대며 주위를 맴도는지 늘 기억 속에 벌과 꽃이 함께 한다. 찰피나무를 좋아하게 된 것은 저절로.. 2015. 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