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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나 심지 빈터가 생기면 '왜 놀리지?' '나무나 심지'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땅에 왜 나무가 심겨지지 않았는지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는다. 오랜 세월, 또는 시간동안 나무나 심지라는 생각은 삼척동자까지 생각해 낼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멘트이다. 그런데 왜 그 자리에 '나무나 심지'가 되지 않았.. 2013. 12. 24.
핀오크와의 결별03-지하구조물 나무를 캘 때마다 터져 나오는 배수관, 대체 어디에 어느 배수관이 묻혀 있는지 지도가 없다. 발견되는 순간이라도 표시해 두라고 했다. 누군가는 이런 역사를 이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그랬다. 처음 전깃줄과 만나는 핀오크의 끝을 한전에서 내 허락도 없이 자기들 마음대.. 2013. 12. 24.
핀오크와의 결별02-나무의 순환 그렇게 핀오크는 사방으로 제 자리를 찾아 떠난다. 그럴려고 그랬는지 작년에는 핀오크 종자를 채취하였다. 작년 가을에 종자를 따서 모은 것은 많다. 산초나무 1,500개, 팥배나무 2,000개, 마가목(원주 치악산) 10,000개, 고욤나무 40,000개, 산수유 1,400개, 그리고 핀오크 7,000개 정도를 채취하.. 2013. 12. 24.
핀오크와의 결별01-조경수 생산 재배 유통 일기 1994년 여주자영농고에 근무하던 나는 큰 변화를 시도한다. 당시 조경수를 생산 관리하던 곳(이하 조경포)에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생각을 바꾼다. 당시 조경포는 지금의 농도원체육관 옆 전문학교 구기숙사 자리였다. 전임자들이 만들어 놓은 오밀조밀한 착하고 순진하고 예쁜 묘목과 나.. 2013. 12. 24.
조경마이스터학교(가든마이스터 조경마이스터학교는 생소한 개념일 수 있다. 그러나 오래된 미래의 한 형태일 수 있다. 조경이라는 개념이 대학에서 과학적으로 소개되고 시작된 것이 1973년이다. 그동안 조경은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다. 개척자들의 자기 전공에 대한 어떤 소명의식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발전은.. 2013. 12. 24.
원색과 살풋함 코스모스와 함께 피어 있는 진한 주황색 꽃이 자꾸 눈에 걸린다. 코스모스는 눈에 익었다. 살풋한 색상이 그래도 봐줄만 하다. 그런데 이 꽃은 진한 원색에 해당되는데, 왠지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함부로 말하기도 그래서 혼자만 속으로 '어 이건 아닌데'로 지날 때마다 가슴에 심어 둔.. 2013. 12. 24.
꽃 예술과 조경이야기 조경은 예술작품이다 [머니투데이][[송광섭 기자의 꽃예술과 .... [ < 꽃 예술과 조경이야기'] 2008.07.16(수) 12:55 생활이 복잡해질수록 조경이 뜬다 [머니투데이][[송광섭 기자의 꽃예술과 .... [ < 꽃 예술과 조경이야기'] 2008.07.13(일) 17:55 넘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라 ... 신간]10미터만.. 2013. 12. 24.
알락하늘소 피해 이 더운 여름 한 낮 단풍나무가 단풍이 들기 시작하며 완전히 말라 죽게 된다. 내친김에 단풍나무의 가지를 정리하면서 가지마다 푸르등등하게 이끼처럼 끼어 있는 심각한 상태를 발견한다. 노린재가 짝짓기를 하면서 달라붙어 있었다. 날이 너무 더운 날이라 사진을 찍을 엄두를 내지 .. 2013. 12. 24.
소나무 살리기 소나무로 만든 조형 반송이 스카이라인이 나오지 않아, 작년 가을에 과도한 전정을 하였다. 처음에는 순과 가지를 보면서 전정을 하다가 주어진 시간에 마치기 위하여 반송의 둥근 선이 나오도록 강행했던 것이 이 봄, 소나무의 죽은 잎이 보기 싫게 나무를 덮고 있다. 오고 가면서 자꾸 .. 2013. 12. 24.
매화나무를 분뜨다 전화를 받는다. 매화나무를 캐야 한다는 것이다. 그 매화나무는 내게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다. 담당자가 따로 있다. 여기서 담당자라는 것은 그 물건의 생사여탈권을 지닌 사람을 말한다. 필요하면 캐는 인력을 동반하여 캐가라 한다. 그래도 나무를 사겠다면 팔고, 캐 달라고 하면 팔지 .. 2013. 12. 24.
왕벚나무 교체 식재 '꽃이 피는 교정'이라는 타이틀로 협농 양계장 울타리 주변의 핀오크 10주를 캐고 육가공실 주변 중국단풍나무 20주를 굴취 판매하였다. 이 과정에서 업자와 협의하기를 캐논 자리에 왕벚나무를 교체 식재하여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문서로 남기기로 하고 확인서 양식을 만들어 결재.. 2013. 12. 24.
조경을 위한 행보 조경 산업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조경학 시간에 다양한 조경가의 관점을 주로 논의한다.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그 목표다. 계속되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관점을 되풀이하면서 학생들은 서서히 조경이라는 학문의 냄새를 맡게 된다. 그러면서 칠판에 자주 조경 용어를 던져.. 2013. 12. 24.
이때, 내가 심은 나무는 여주 능서 왕대리, 전세를 빼서 사글세로 바꾸고 땅을 빌러 나무 심기를 한다. 꽃물푸레나무를 선택한다.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는 신조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번식하는 나무였다. 이미 메타세쿼이아를 이천에서 시작하여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전격적으로 돌입한다. 몇 남은 메타세.. 2013. 12. 24.
비가 오고 배수로는 늦어지는데 계속 비가 온다고 한다. 높은 곳에 위치한 생태 연못의 콘크리트가 새기 시작한다. 작년부터 조금씩 증세를 보이더니 올해는 노골적이다. 작년에 심은 나무들이 시들기 시작한다. 소나무는 소나무대로 병색이 완연하고, 드디어 황금측백나무의 황금색이 돌지 않는다. 심각한 시각적 공해.. 2013. 12. 24.
소사나무와 매화 분재를 몇 번 가르치고 운영했을 때는 일로서 지나치곤 했다. 마음으로 가까워진 적이 없다. 어머님이 중환자실로 긴 겨울을 보내시는 동안, 소사나무와 매화를 들여 놓았는데...... 이게 벌써 잎이 나와 이른 봄을 선사한다. 비로소 실내에서 식물을 기르는 나이를 셈해 본다. 2013. 12. 24.
유역 유역 우리가 흔히 사용하던 동리나 동네라는 말은 마을이 유역 안에 위치하여 같은 물을 공유하는 단위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다.(이도원 1997, <떠도는 생태학>, 서울: 범양사. 2001, <경관생태학-환경계획과 설계, 관리를 위한 공간생리>, 서울:서울대학교 출.. 2013. 12. 24.
다랑쉬 표지화 다랑쉬 표지화 / 온형근 다랑쉬는 예각과 둔각을 가졌다. 서로 존중해야 할 각양각색을 머금고 있다. 굵은 선이 내리긋는가 싶으면 솟아오르기도 한다. 정연한 마음가짐이 있어 견고한 성을 이루는가 하면 거침없이 자유롭게 춤을 추는 묵화를 닮아 있다. 너른 들판을 가로지르는 쾌속한 .. 2013. 12. 24.
소나무숲의 향내를 찾는 여행 소나무숲의 향내를 찾는 여행 / 온형근 숲의 향기, 그 중 가장 강렬한 향기는 아마 소나무일 것이다. 송진향내라 일컫는 매우 특징적인. 소나무숲이 아니더라도 나무들은 각각 뭔가 독특한 개성을 지닌 냄새가 있다. 어떤 장소를 오랜 세월 지난 후에 다시 찾아 희미해진 옛 냄새를 맡을 .. 2013. 12. 24.
어치와 다람쥐 어치와 다람쥐 / 온형근 얘네들은 다르면서 비슷하다. 날고 기는 것이 다르고, 도토리를 즐겨 먹는 것이 같다. 생존 방식에서의 유사성 말고도 자연에게 귀속되는 여분의 도토리를 생산하는 방식에서의 비슷함에 주목하게 된다. 욕심이란 생물학적 생존의 기본 욕구에 바탕을 둔다. 그중.. 2013. 12. 24.
둥굴레 검정 열매 3시간은 걸었다. 백운산 가는 길은 코스 잡기 나름이지만 되도록 길게 잡고 천천히 걸었다. 산 정상에서 만난 둥굴레는 이제 갈색으로 옷을 갈아 입으면서 낮게 사라지고 있다. 갈색의 잎 위에 검정 열매가 반짝인다. 내 눈망울과 함께 빛을 발한다. 빛 바래가는 몸으로 그 뜨거웠던 여름.. 2013. 12. 24.
등산, 등정, 등반 등산과 등정과 등반은 어떻게 다른가? 등산은 정상에 오르지 않더라도 산에 오르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등정은 산 따위의 꼭대기에 오르는 것을 말한다. 꼭 산이 아니라도 꼭대기를 이루는 곳에 다다르는 것을 말함이다. 등반은 험한 산이나 높은 곳의 정상에 이르기 위하여 기어오르는 .. 2013. 12. 24.
의림지 소나무숲 걷기 의림지 소나무숲 걷기 / 온형근 역시 그 길은 남아 있었다. 논으로 이루어진 겨울 들판 한 가운데 농로길을 걷는 사람들이 있었다. 혼자 또는 삼삼오오 짝을 지은 채 눈을 뽀득이며 등산복 차림으로 걷고 있다. 세월은 고향 떠난 객지의 사람에게 항상 옛 모습의 풍경만 떠올리게 하였는데.. 2013. 12. 24.
야생성의 사유 후배가 소나무 재배에 관심이 있어서 양동 단석리 백송원을 다녀왔다. 백송원에서 풀어 기르는 개가 계속 앞서거니 뒤서거니 안내를 하였는데, 갑자기 그 개가 달리더니 꿩이 냅다 난다. 날아간 꿩을 향해 달려가는 개를 바라보면서 신통하게 생각했다. 아마 놓친 게 분할 것이고, 꿩의 .. 2013. 12. 24.
더위먹기 1주일에 이어서 2주째 소나무 전정을 하였다. 시기적으로는 맞지 않지만, 내가 시간이 나길래 시작한 일이다. 소나무로서야 웃음이 절로 나올 정도로 소통이 되는 일이었고, 그 아래 있는 관목들도 역시 늦었지만 웃울 수 있는 그런 일이다. 그저께는 일을 마치고 돌아 오는데...몸이 훅훅 .. 2013. 12. 24.
내가 살아 있는 부분은 나무처럼 내가 살아 있는 부분은 나무처럼 / 온형근 내가 살아있는 부분은 나무가 몸뚱이의 껍질과 목재의 형성층에서 만나 생명을 지니고 있듯, 아주 미량의 규정되어지지 않은 어떤 흔적들이다. 나무는 다른 생물에 비해 생명이 길다. 몇 백년을 살아간다. 그 큰 나무의 전체 용량은 엄청나다. 그.. 2013. 12. 24.
숲은 천이를 갖는다 숲은 천이를 갖는다 / 온형근 천이라는 게 있다. 숲이나 생태계에서 긴 시간 동안에 걸쳐 일어나는 자연적인 변화를 말한다. 산불이 난 곳을 인공적으로 조림하고 가꾸고 하는 것을 산림 경영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의도적인 경영 개념을 대입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자연은 스스로의.. 2013. 12. 24.
나무의 하소연 나무의 하소연 / 온형근 나무는 말하고 싶을 때가 많다. 자기가 사는 곳과 나무로서의 삶에 대하여 말하려 한다. 옷을 갈아입으면서 자신을 비출 거울을 찾고 있다. 숲 속에서 나무는 자기가 품고 있는 무량의 잎과 끊임없이 상호 작용하는 숱한 생명들과의 의사소통에 대하여 말하고자 .. 2013. 12. 24.
리기다소나무 숲으로 리기다소나무 숲으로 / 온형근 작은 산으로 나서다 보면, 리기다소나무의 미끈한 허리와 자주 마주치게 된다. 야트막한 산을 따라 이어지는 리기다소나무가 그래도 한 겨울의 산행을 예쁘게 해준다. 나무는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어떤 명목이라도 베어내고 옮기고 하는 일에 신중해야 .. 2013. 12. 24.
다시 그 숲으로 들고 싶다 다시 그 숲으로 들고 싶다 / 온형근 아침숲을 나설 때마다 반가운 얼굴이 있다. 무언가 촐랑거리며 반갑게 달려드는 레트리버이다. 이 놈은 시카고에서 비행기로 왔기에 이름도 살던 곳 시카고라 지었다. 시카고란 놈은 새벽에 내가 인기척만 내도 벌써 함께 나설 채비를 하고 기다리는가.. 2013. 12. 24.
숲에서의 반성적 사유 숲에서의 반성적 사유 / 온형근 여태까지는 숲을 왕복하는 것이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작은 도시의 산을 산책한다는 것은 산책 이상의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물론 약간씩 찢어진 균열 같은 것을 숲의 산책에서 느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처럼 돌아오는 길이 출발하는 길과 .. 2013.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