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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리 [물소리] 햇살마저 물소리에 취해 기어코 흔들리고 마는 봄 물소리 ------------------------------------ 흐르는 물을 따라 걷다 보면 어디까지가 삶의 근원인지 알지 못한다. 물소리에 취해 까마득히 따져 보던 생각들을 놓친다. 그저 여울의 폭과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 물소리의 높낮이와 장단과 .. 2013. 12. 24.
향기 머무는 곳 처음에 의뢰들어 왔을 때는 머뭇대다가 내친김에 나섰다. 큰 종이가 없었고, 미리 잘라 두었던 종이다. A4 크기보다 좁고 길다. 처음에는 그냥 붙여서 사용하더니 나중에 바탕 주름종이에 다시 올려 실내 정자에 매단 것이다. 그러니까 정자의 이름이 되는 셈이다. '향'자를 쓸 때, 매우 긴.. 2013. 12. 24.
분재 전시 몇 군데 글씨를 써서 붙였더니, 분재 전시장에서도 써달라 한다. 쓰고 나니 분재라는 말보다 전시라는 말에 더 힘이 들어간 듯 하다. 분재를 한자를 쓰면 좀 어떨까 싶다가 그냥 한글로 마감한다. '분'의 'ㅂ'에서 약간 기울게 쓰면서 오른쪽 세로획을 높이 올렸다가 내려오려고 했는데, 결.. 2013. 12. 24.
실내조경전시 '실'에서 마음껏 내달리는 붓은 '내'를 만나 어려움에 봉착한다. 첫 자음 'ㄴ'을 약하게 쓰면서 모음을 휘갈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자주 써 보았던 '조'에서 여전히 오래된 습관을 놓치지 않고 답습하고 만다. 머리에서는 '아, 이것은 아닌데'가 연발 튀어 나왔지만 도리가 없었다. .. 2013. 12. 24.
축산식품경영 축산식품경영이라는 글자를 써달라고 했다. '축'이라는 말에서 축생의 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하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나머지 글자들이 그 글자 모양에 이끌려 풀어졌다. 전반적으로 오랜만에 붓을 들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잘 풀려 나간 글자이다. '산'에서 뭔가 만들어내는 일을 하는 모.. 2013. 12. 24.
제심징려齊心澄慮 마음 가지런히 생각 맑게 "자꾸 헤아리고 따지려 들지 말고, 안으로 마음자락 가지런하도록 끝을 모으시지요." "눈에 낀 백태가 나아짐이 없다시니 염려가 크실까 걱정입니다. 이런저런 약을 잡다하게 시험하지 마시고, 다만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생각을 맑게 한다'는 '제심징려齊心澄.. 2013. 12. 24.
해 뜨고 나면 ----------------- 해 뜨고 나면, 달빛도 그림자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그 격정적이며 열화에 들떠 세상 일에 푹 파묻혀 옳고 그름을 이야기한다. 그러다가 친구와 의를 상하기도 한다. 아쉬운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영 쉽게 포기할 수 없어 서성대며 연못가를 돌면서, 바람에 일렁이.. 2013. 12. 24.
마음은 봄볕 내 시 '마음은 봄별'의 끝 부분을 쓴 것이다. 청묵의 글씨로 먹즙과 순지에 썼다. 갈필의 효과가 여실하게 살아 있는 글씨로 만든다. 처음 쓴 것이 나중 것이고, 두 번째 쓴 것이 첫 번에 보이는 글씨다. 새로 만들 시집의 제목으로 삼을만 하다고 일단 마음에 새겨 둔다. 캘리그래피 '매야'.. 2013. 12. 24.
안목 안목과 솜씨 그리고 귀한 재료, 어울림의 말이다. 만남에 관한 제대로 된 비유다. 끊임없이 만나고 헤어진다. 늘 귀하고 벅찬 만남만 있지 않다. 그래서 타고난 자질이나 천성이 깎이고 끊기고 헤진다. 그러다 형상이 만들어지고 이어지고 헤진 틈에서 모습이 나타나곤 한다. 그렇게 살아.. 2013. 12. 24.
온기 없는 말들이 사람을 잡지요 늘 신경을 곤두세운 이론이나 논리가 사람들을 얼마나 피곤하게 하는지 몰라요. 배운 사람들의 그런 핏기 없고 온기 없는 말들이 사람을 잡지요. 그런말들일수록 일을 제대로 해결할 말은 거의 없습니다. 빈정거리고 야유하고 속 두고 딴 말하고 그런 사람들 말은 징그러워요. 땀 흘리는 .. 2013. 12. 24.
날 것으로서의 노골적인 삶 세상 사람들이 그 얼마나 가식과 허위 속에서 형식을 찾아 '내용 없이 아름답게' 빈 콩껍질로 공허하게 삽니까. 있는 체 하지요. 잘난 체 하지요. 얼굴 표정 가지런히 하고 앉아 교양 있는 체 하지요. 논리 펴지요. 말놀이 하지요. 너절하고 교양이 없는 날 것으로서의 노골적인 삶이 빛날 .. 2013. 12. 24.
마음은 봄볕 붓으로 A2트레이싱지에 쓰다. '마음은 봄볕'이라는 말 아래 '봄볕처럼 세상을 따라롭게'라고 작은 글씨를 썼으나 나무의 형태를 따라 작은 글씨는 빠졌다. 트레이싱지에 쓴 것을 급하게 전하다 보니 청묵선생이 만들어 준 한글 낙관도 찍도 못했다. 끝에 온이라고 슬쩍 새겨 넣은 것은 소.. 2013. 12. 24.
푸른 기운_화전.40 푸른 기운-화전.40 2013. 12. 24.
꽃 편지_하나 01. 마음은 봄볕 2013. 12. 24.
꽃 편지_둘 02. 꽃은 지고, 꽃차는 피어나고 2013. 12. 24.
꽃 편지_셋 03. 떨어지네, 후두둑 노란 낙화 2013. 12. 24.
캘리그래피05-조경연구실 연구실 출입구에 작게 써 붙일까 하다가 서각으로 의뢰한 것이다. 막상 서각이 나오니까 생각보다 크다. 출입구에 달아 둘 게 아니라 책꽂이에 임시로 두었다. 실내 천장에 매달아야 할 참이다. 조경이라는 말을 유난히 이름만큼 많이 쓰면서 사용했는데도 막상 '조경'이라는 한글이 붓으.. 2013. 12. 24.
캘리그라피04-아이림유치원 정호가 다녔던 유치원이다. 지금은 초등6학년이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1년 늦게 9살에 취학했으니 유치원도 오래 다녔다. 그 유치원이 새롭게 산 아래에 이전하고 이름을 '아이림유치원'이라고 멋있게 바꿨다. 한글로 부르고 있지만 분명 '林'이라는 글자를 사용하는 명칭일 것이다. 수풀 .. 2013. 12. 24.
캘리그라피03-행궁 여러 장 쓴 글씨 중에 하나다. '행궁'만 쓴 시안은 없었다. 시안은 모두 '행궁공방'으로 이루어졌다. 소주 선생이 그 중에서 '행궁'만 하나 붙잡은 것이다. 종성의 'ㅇ'의 줄맞춤이 함께 하는 시안으로 보인다. 조금 먹이 많이 묻었으면서 퍼지지 않은 것을 보니 매우 빠르게 글씨가 지나갔.. 2013. 12. 24.
캘리그라피02-행궁공방 한국서각협회 수원지부의 '소주 박영환'선생이 공방을 차리면서 내 글씨가 마음에 든다고 요청한 작품이다. 부탁을 받고는 만년필로 여러번 연습을 했다. 여전히 만년필에 익숙하다. 쓰다보니 큰틀이 생긴다. '행'의 초성에서 '궁'의 이미지가 나타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심었다. 'ㅎ' 하.. 2013. 12. 24.
캘리그라피01-조경설계사무소 彬vin 겨우 좌우 장법이 맞추어졌다. 한자 彬이 가늘고 영문자 vin 역시 따로 논다. 그러나 앞의 조경설계사무소라는 글자가 자기들끼리 치고 받는 맛이 있다. 전체적으로 개성 만점이다. 아무나 쓸 수 있는 졸렬함을 지녔다. 그래서 아무나 쓸 수 없는 작품이 되고 만다. '조'에서 초성을 자신있.. 2013. 12. 24.
정병례, 주막2000_달랑 붉은 마음 하나 고암 정병례(새김예술가, 설치미술가, 환경미술, 전각가) 작품명/사이즈 : 주막2000(32.5*34) 내용 : 주막의 홍등에 酒㈜자를 넣어 의미를 강하게 표현. ---------- [달랑 붉은 마음 하나] 달랑 붉은 마음 하나 걸려 있는 주막, 이윽고 까만 반달이 일렁일 때쯤. 내 마음도 화선지처럼 하얀 빈 공간.. 2013. 12. 24.
정병례, 도2002(25*35.5)_시선 가득 산 고암 정병례(새김예술가, 설치미술가, 환경미술, 전각가) 작품명/사이즈 : 도2002(25*35.5) 내용 : 묵직한 면을 가득채우고 단순한 선으로 메시지를 담았다. ---------------------------------------------------------------------- [시선 가득 산] 도道라는 것은 늘 어렵다. 큰 산이 세상을 가득 메운 게 도일 수 .. 2013. 12. 24.
정병례, 봄비2006_어라, 이눔이 벌써 고암 정병례(새김예술가, 설치미술가, 환경미술, 전각가) 작품명/사이즈 : 봄비2006(25*35.5) 내용 : 봄의 기운이 생동하는 것을 표현 --------------------------------------------------------------------------------- [어라, 이눔이 벌써] 녹색의 산에서 나무들이 싹을 틔우고 있다. 비는 비구름 바로 아래에서 쏟.. 2013. 12. 24.
정병례, 고기잡이 2006_세월 먹힌 그물 고암 정병례(새김예술가, 설치미술가, 환경미술, 전각가) 작품명/사이즈 : 고기잡이 2006 (50*75) 내용 : "그물과 물고기는 무엇인가 얻을 수 있는 욕구 충족이며 부를 상징 餘白(여백)의 미를 극대화하며. 주제의 메시지를 강조함." ------------------------------ [세월 먹힌 그물] 입을 헤벌린다. 그.. 2013. 12. 24.
허암 정희량, 혼돈주가 혼돈주가(渾沌酒歌) 정희량(鄭希良) 귀양살이 이래로 술을 집에서 빚어 마시는데, 거르지도 않고 짜지도 않고 그대로 마셔 이름을 ‘혼돈주’라 하니, 이것은 옛 법을 숭상함이다. 취하면 문득 “어어” 하며 하는 노래에, 내 막걸리 내 마시고 / 我飮我濁 내 천성을 내 보전하네 / 我全我.. 2013. 12. 24.
정병례, 솔바람물소리 2006_나를 살아 있게 함 고암 정병례(새김예술가, 설치미술가, 환경미술, 전각가) 작품명/사이즈 : 솔바람물소리 2006 (75*50) 내용 : 자연 친화적 풍광을 새김 -------------------- [나를 살아 있게 함] 산에 자주 드는 일은 나를 살아 있게 함이다. 산에 들어 있을 때와 나와 있을 때를 구분하지 못하던 때가 지금보다 좋았.. 2013. 12. 24.
정병례, 생명 2006_어지럼증을 동반한 꿈틀댐 고암 정병례(새김예술가, 설치미술가, 환경미술, 전각가) 작품명/사이즈 : 생명 2006 (75*50) 내용 : "젖의 이미지는 생명과 직결되며, 이 작품에서 생명의 근원인 젖을 복합적으로 해석하여 이 작품으로 표현했다." ----------- [어지럼증을 동반한 꿈틀댐] 꿈틀대는 생명을 느끼는 계절은 봄이다.. 2013. 12. 24.
나옹 혜근, 달밤에 적석진에서 노닐며 달밤에 적석진에서 노닐며 / 나옹 혜근 발걸음 가는 대로 노닐 때는 한 밤중이었으니 이 속에 깃든 참 맛을 아는 이 누구리오 사방은 텅 비고 마음은 고요해 정신은 상쾌하니 바람은 연못에 가득하고 달빛은 시내를 덮었네. ---------- 나옹 선사의 성은 牙씨이다. 드문 성이다. 이름은 원혜, .. 2013. 12. 24.
아암 혜장, 금산의 골짜기 금산의 골짜기 / 아암 혜장 금산의 골짜기가 작기가 술잔만 해도 산 빛으로 문을 열면 바다 빛이 다가오네. 앉아 석양이 닿도록 자리는 항상 그늘졌으니 이름 모를 산새들이 향대로 날아 내려오네. 임종욱, 우리 고승들의 선시세계, 보고사, 2006.10.,240쪽. ------------- 선시의 제목이 없어 앞.. 2013.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