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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의 분별_포토에세이, 이야기가 있는 숲길 혜화역 4호선에서 2005년 1월 10일부터 16일까지 전시되고 있는, 포토에세이, 이야기가 있는 숲길의 내 작품이다. ------- 풍경이 풍경이 될 때 비로소 분별이 된다. 낯선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바람이 몹시 차다. 옷 사이로 낯선 기운이 차가워져 있다. 바람의 일부가 빠져나갔다 되돌아오.. 2013. 12. 24.
생명의 숲 운동본부-포토에세이, 이야기가 있는 숲길 생명의 숲 운동본부-포토에세이, 이야기가 있는 숲길 2013. 12. 24.
막걸리를 지근거리에서 만나다 잠시 놓쳤던 막걸리를 잡는다. 골목집과 서문막걸리, 그리고 나를 막걸리의 깊은 맛으로 안내한 거꾸로 '왕대포' 겨울은 유난히 괜찮은 안주거리를 만날 수 있다. 도루묵찌개나 과매기 등은 겨울 막걸리를 제대로 내게 한다. 오늘도 막걸리집 순례를 호시탐탐 노려본다. 2013. 12. 24.
다랑쉬 2004, 아듀... 종신 임원진을 만들어 놓고 다랑쉬 2004, 아듀 사진을 찍었다. 그럴 것이다. 結者解之인 것이다. 묶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 정명렬과 안행준과 나는 그런 뜻으로 원인 제공자다. 다랑쉬를 끝까지 마무리 지어야 한다. 그 새벽의 그 무우들처럼 실로 묶여 매어져 있듯이 세 사람은 그렇게 묶.. 2013. 12. 24.
다랑쉬 2004, 백송원의 새벽 산책 황토방에 흙기운을 머금고 이른 아침 나선 백송원의 연못 근처다. 이곳에 핀오크 도토리로 심었던 것이 이만큼이나 커서 나를 반긴다. 한참을 머문다. 하늘이 아직 뚜렷하게 열려 있지 않다. 뿌옇게 백송원이 드러나고 있다. 대왕참나무라고 부르는 이 나무를 보면서 여주에서의 생활이 .. 2013. 12. 24.
매달려 있는 동안 바람은 스미고 무우는 잘게 베어지고, 베어진 무우는 실에 꿰어지고 꿰어져 엮은 무우는 지붕에 매달리고 골진 바람은 수시로 넘나들며 무우에 스민다. 한 사람이 시간을 베고, 꿰고, 매달고 스미어 있다. 2013. 12. 24.
어울림 노소가 어울리는 데에는 술이 한 몫한다. 황정골을 찾았던 여름 7월18일이다. 최인식,온형근,정진수 의기 투합, 그 안에 막걸리가 있고, 흥이 도도해진 주인께서 양주를 내 준다. 주종불문으로 계곡의 물이 흐른다. 취한 것은 내가 아니라 계곡이었다. 계곡의 오만한 물소리가 종일 취해 있.. 2013. 12. 24.
다대포 막걸리집 백산 기념관은 백산 안희제(1885-1943)선생의 항일독립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백산상회(1914-1928)가 설립되었던 곳에 세운 것이다. 부산 동광동에 있다. 문제는 백산 기념관에 있지 않다. 오른쪽 내리막길로 가다가 왼쪽 첫번째 골목으로 접어 들면 <다대포>라는 주점이 있다. 나는 여기서 .. 2013. 12. 24.
겨울 광교산 말을 아낀다는 것은 겨울을 닮아 있다. 속에 생각을 지닌 사람들과 생각 없이 앉아 있는 것은 위험하다. 달아날 길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되어 가는 쪽의 길을 제시한다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내게 남아 있는 것은, 무기력이어야 한다. 적이 보이지 않는데 적을 설정하고 싸움.. 2013. 12. 24.
비추어 밝혀지는 허물 두 발걸음 담을 건널돌판 하나면 삶은 충분하다. 급한 성질이면 건너 뛰면 될 만한 직선의 물길 밝은 날, 나를 비추게 하여 내 허물이 보일 수 있다면 그 물길이 집을 들락거리는 입구에 있다면, 이건 한참을 서성거리게 할 반성의 경계인 것이다. 건널돌판으로 정중하게 발을 떼어 놓을 .. 2013. 12. 24.
소나무가 사는 방법 재목이 된다는 것은 꼭 써야 할 곳에 쓰여 진다는 것을 말한다. 쓰여질 곳에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아름답다. 가늘게 혹은 굵은 기둥 그대로 깎아지거나 다듬어지는 그대로 있어지는 곳에 자리하고 영원을 꿈꾸는 조형물은 그리고 그것이 인간과 함께 하는 자리일 때는 살아지는 게 아.. 2013. 12. 24.
세심대-마음을 씻는다 돌에 새긴 세심 마음을 씻기 위해 세심을 돌에 새긴다. 세심에 쓸 물은 주변에 지천이건만 돌에 새긴다. 행여 물이 마르면 돌에 새긴 세심으로 마음을 씻기 위함이려니, 참으로 독한 새김질이다. 물이 없을 때, 돌에 새긴 세심은 더욱 드러난다. 그래서 돌에 새긴 세심은 풍화에 떤다. 물에.. 2013. 12. 24.
기운 새어 나가는 곳에 기운 몰려 꼭꼭 붙잡아 매 두는 것만 능사가 아니다. 흙담만 해도 펑펑 수많은 구멍이 나 있을 텐데.. 그 중간 중간에 기와를 넣어 허접스럽도록 층을 나누더니 층층이 나눈 것도 부족하여 단단해야 할 허리를 터고 세로로 길을 낸 담장의 창은 또 무어냐. 기운이 새어 나가는 곳이 곧 기운이 몰려 들.. 2013. 12. 24.
은거의 끝 독락당 솟을 대문 은거자의 격을 느낄 수 있다. 흙담의 잔잔한 수평의 선이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 준다. 걷는 것의 의미를 새겨 주는 듯 골지고 층진 담장이다. 담장 아래로 청경수가 흐른다. 작고 좁은 수로의 자연스러움과 자유를 느낄 수 있다. 저런 흐름은 어찌 만들까? 솜씨가 아니.. 2013. 12. 24.
지독한 군집미 경주 힐튼 호텔의 단풍나무 숲이다. 단풍나무 개개의 격을 낮추고, 단풍나무라는 전체 인격을 갖추게 한 곳이다. 스스로를 낮추고 돋우고 하여 전체를 이루게 하는 방식은 이처럼 제대로 된 개체미를 안겨 준다. 집단이 어울려지면 지독한 개체미를 준다. 비어 있는 곳에 나를 넣고, 가득 .. 2013. 12. 24.
내 안의 풍경 내 안은 밝고 어둡다. 기울어 있고 다듬어져 있기도 하다. 내 안은 굵은 둥치와 가는 휘초리가 공존한다. 어떤 때는 짙은 단풍으로 키 커져 있고, 어떤 때는 얕은 단풍으로 작아져 있다. 늘 밝은 햇살, 은은한 기운이 운행하고 있다. 그 운행에 나를 맡기고 있는 셈이다. 2013. 12. 24.
빛의 환호 빛이 환호한다. 나무의 키를 넘나 들며, 환한 낯빛 하나로 붉은 색, 노란 색 바닥에 낮게 드리우는 저공 비행만으로도 어느 새 바뀌어져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놓고 있다. 빛은 있는 듯 없는 듯 늘 그곳을 맴돌더니 보고 있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조명이 되어 환호한다. 단풍이 있어 아름다.. 2013. 12. 24.
낙엽이 쌓인 풍경 낙엽이 쌓인 풍경 -온형근 저쯤에서 떨어지며 사각 소리내다 어느새 제 모습 비워 내 텅 빈자리 길 양옆으로 쏠려 모여든 살아있음의 두께 떨어질 때까지는 긴장 그대로 펼쳐 있더니 가벼운 것들은 툭툭 건들며 풍광이 되게끔 말 하나 없이 놓여 있는데도 둘둘 말려 있다 바람이 스치면 .. 2013. 12. 24.
숲으로의 순응 2004.11.07 숲에서 태어나 숲을 보고 살다, 숲으로 돌아가는 순응 숲을 바라보는 산책과 숲에 안착하는 휴식이 함께 한다. 세대를 달리하며 숲은 연륜이 깊어진다. 1세대, 2세대, 3세대의 공존이 숲에서는 가능해진다. 숲으로의 순응은 표정에서 더욱 적나라하다. 얼마나 더 살아야 받아 들일 .. 2013. 12. 24.
걷지 않는 길, 오래된 정원 2004.11.07 오래된 정원이 있다. 그 정원을 가로 지르는 교각에서 걷지 않는 좁은 길을 바라본다. 저만치서 옛 사람들이 어슬렁 거리고 있다. 이쪽에서 내려다 보는 순간 그 사람은 흔적이 없다. 위를 쳐다본 것도 아닌데, 그는 이미 사라져 있다. 무심한 은행나무만 샛노란 단풍으로 그 자리.. 2013. 12. 24.
그림자 들어서고 막아서는 숲길 2004.11.07 그림자 들어서고 막아서는 숲길 -생각하여짐과 보여지는 것과의 주고받음 늘 같은 숲길이지만 새벽산행은 간단하다. 어쩌다 종일 시간이 산으로 뻗치는 날이 있다. 이런 날의 종일산행은 긴장을 하여야 한다. 삼삼오오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산이야말로 현대에 보기 .. 2013. 12. 24.
굴렁쇠를 닮아 있는 수다 2004.11.07 해질녘 황혼빛을 닮은 단풍들이 반짝인다. 아직 끝나지 않은 수다를 이어가기에 삶은 창창하다. 휘어진 다리 사이의 둥근 원이 굴렁쇠가 되어 길을 구른다. 그 안에는 채 못다한 자식 이야기, 건강, 남편의 흉과 자랑, 그리고 식구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먹거리 만들기의 삶이 있다.. 2013. 12. 24.
단정한 길나섬 2004.11.07 단정하다는 것은 자신을 매만져 주는 일이다. 어디론가 나선다는 것은 자신을 되돌아 보는 일이다. 길은 늘 그 자리에서 그만큼의 질감을 지녔다. 길나섬이 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산책 속에 단정한 사고의 날개가 열려 있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나섬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 2013. 12. 24.
지상을 딛고 산다는 것은 2004.11.07 지상에 서 있는다는 게 서로 같지 않다. 같지 않은 의지는 굽어지고, 갈라지고, 도드라지고, 휘어져 있다. 굵거나 혹은 가는 의지가 만들어내는 세상은 낙엽으로 덮어져 있다. 지상은 늘 서 있기 힘든 날들을 모아 아무렇지 않게끔 태연하다. 지상의 침묵 앞에서 서 있다는 것은 무.. 2013. 12. 24.
물안개 피어 오르는 새벽 2004-11-14 23 산에서의 새벽은 특별하다. 계곡이 막힌 곳은 늘 물이 고여 있고, 새벽의 우주는 따뜻함과 차가움을 서로 나눈다. 막힌 곳은 뚫어야 하고, 맺힌 것은 풀어야 한다. 물안개를 만난다는 것 특별하다. 누구에게나 물안개는 있다. 오늘 물안개는 산기슭을 피어 오르며 아주 가깝게 .. 2013. 12. 24.
나무와 하늘 2004.11.14 법성포를 바라보기 위하여 올라간 정자에서 다시 내려온다. 오래된 느티나무와 하늘이 장중하다. 풍경은 가끔 장중하게 가슴을 누른다. 올려다 볼 때는 또 다른 풍경을 안겨 준다. 언덕을 향해 올라가면서 품었던 생각들은 언덕을 내려 오면서 풀어낼 수 있다. 언덕 아래로 늘어.. 2013. 12. 24.
멀리 있는 풍경들 멀리 있는 시간들이 있다. 멀어서 보이지 않다가 가끔 손에 잡히듯 가까운 시간에 놓인 그런 시간들이다. 2002년 9월1일의 풍경이다. 멀리 있는 산에는 주름이 없다. 멀리 있는 물에는 물결이 없다. 멀리 있는 사람에게는 눈이 없다. 이는 없어서가 아니라 없는 듯 보일 뿐이다. 산을 높게 그.. 2013. 12. 24.
옷을 풀어 헤치고 털버덕 주저앉은 상태 2002년 6월 8일 11시 16분, 옷을 헤치고 털버덕 주저앉은 상태(해의반박解衣盤璞(돌석변)), 가슴을 너그럽고 상쾌하게 기르고 생각을 화락하고 막히지 않게 길러야 한다. 그렇게 하여 이른바, 평이하고 정직하고 자애롭고 선량한 마음이 끊임없이 솟아난다면...... 사람의 웃고 우는 여러 정한.. 2013. 12. 24.
손글씨는 논뚝길이다 손글씨는 논뚝길이다 / 온형근 손글씨는 산비탈을 깎아 켜켜 제 생긴 모양대로 하늘 향해 열려 있는 다랭이논, 그 논뚝길을 닮아 있다. 사람의 손으로 다듬어 만들어 낸 흙의 라인 대지 예술이랄 수밖에 없는 논뚝길을 멀리서 바라보는 행복도 크지만 직접 들판을 지나 다랭이논 논뚝길, .. 2013. 12. 24.
손글씨는 늦둥이다 손글씨는 늦둥이다 / 온형근 늦둥이는 커가는 과정을 아주 느린 동작으로 찬찬히 바라보게 한다. 손글씨는 아주 느린 사유로 나를 돌아보게 한다. 손글씨는 늦둥이 같은 기쁨이다. 2013. 12. 24.